통합KT, 와이브로 포기하나?
"KTF합병으로 이동통신 갈증 사라져"
2009-03-23 11:18:00 2009-03-24 15:27:11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KT와 KTF의 합병으로 순수 국내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가 사실상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
 
합병 이전 이동통신에 대한 필요성으로 와이브로의 음성탑재 등에 심혈을 기울였던 KT가 이제 이에 대한 갈증이 해소돼 거액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와이브로에 집착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KT도 와이브로부문 투자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핵심 관계자는 23일 이석채 KT 사장이 합병관련 청문회 때 '와이브로 투자를 약속한다'고 말한 데 대해 “와이브로 망이 없는 곳을 WCDMA(광대역 부호 분할 다중 접속)로 대체하겠다는 생각이지 투자하겠다고 대답한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한다"며 “와이브로부문이 이번 합병 인가조건에 포함되지 않아 KT의 망 투자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청문회 때 “공인으로서 와이브로 투자를 약속한다”며 “WCDMA와 와이브로를 동시에 쓸 수 있는 휴대폰도 곧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는 "통합KT 어디에서도 와이브로에 대한 향후 전망이나 비전 마련 모습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방통위가 추가로 투자 요구를 한다 해도 KT가 경기 불황이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관련 업계와 KT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합KT는 수익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와이브로 중계기 등 망투자 보다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인터넷전화 등 4가지 결합상품을 내놓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집중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업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와이브로 음성서비스에 010번호까지 부여했지만 KTF와 합병으로 필요성이 없어진 셈”이라며 “와이브로는 이도 저도 아닌 서비스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KT측은 이에 대해 "와이브로부문은 이미 2008년까지 7900억원을 투자했으며, 사업시작 당시의 사업계획서에 따라 투자한다는 방침이 정해졌다"며 "앞으로 3G와 결합해 이용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KT-KTF 합병 발표 직전까지 급등했던 포스데이타 등 와이브로 관련주들은 와이브로 투자 계획이 방통위의 합병 인가조건에서 빠지자 발표당일인 지난 19일부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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