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UHD의 수혜가 중화권을 향하고 있다. 울트라HD(UHD) TV 확대로 대규모 실적 개선이 기대됐던
LG디스플레이(034220)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춤하는 사이 대만의 이노룩스가 중국의 붐을 타고 액정표시장치(LCD)시장 강자로 부상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세계 LCD 시장에서 중화권의 이노룩스, BOE 등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형 LCD 시장은 중국의 UHD TV 대중화에 힘입어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시장 확대에 따른 수익은 중화권에 한정되는 모양새다.
지난 1년간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던 세계 LCD 패널 시장이 반등의 기미를 보인 건 전체 매출이 70억달러를 찍은 지난 6월부터다. 이후 LCD 시장은 7월, 8월에 각각 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 국면으로의 반전에 성공했다. UHD TV의 대중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면서 패널 출하량이 상승했고 애플의 대화면 스마트폰 출시도 영향을 미쳤다.
LCD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8월 19억6200만달러를 기록하며 매출 기준 1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 하락했다. 대형 LCD 패널 시장의 호황에도 6% 가량 매출이 줄었다. 중국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만큼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중국 UHD TV 시장 확대의 과실이 중국 혹은 대만 기업에게만 집중되고 있다"며 "삼성, LG 모두 중국 현지에 공장을 가동하면서 로컬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자국 LCD 장려 정책 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8월 디스플레이 업체별 LCD 매출.(자료=디스플레이서치)
LGD의 중소형 LCD 패널은 애플향 납품이 늘면서 4억39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19% 가량 성장했다. 하지만 물량 대비 매출 상승효과가 크지 않았다. 애플 신제품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 패널에 큰 성능 향상이 없어 가격 협상에서도 불리했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지난 7월 대만의 이노룩스에게 밀려 3위로 내려앉는 수모를 겪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8월에는 LCD 매출 13억4800만달러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대비 전체 매출이 2% 줄어들며 우려를 키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LCD 부문에서 13억2600만달러를 기록하며 11%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중소형 부문에서 매출이 무려 88% 급락했다. 지난해 천안 4라인 중소형 LCD 라인이 가동 중지된 데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중저가형 스마트폰, 태블릿PC 판매 부진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LCD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대만, 중국 등 중화권에 한정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만의 이노룩스는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속도가 매섭다. 대만 현지에서는 내년부터 이노룩스가 삼성디스플레이를 꺾고 시장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만의 이노룩스는 대형 LCD 패널 부문에서 11억96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34%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노룩스는 최근 모니터 패널을 생산하던 라인을 39.5인치 TV 패널 생산용으로 전환하는 등 출하량 확대에 나섰다.
무엇보다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맞춤 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노룩스는 올 들어 76.2㎝(30인치)~101.6㎝(40인치)대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세트업체들이 선호하는 제품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를 기반으로 이노룩스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TV 세트업체 내에서 패널 공급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중국의 BOE는 전년 대비 매출이 47% 상승했고, 차이나스타는 5%, CEC판다는 31%, 티안마 역시 36% 수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의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표정은 어둡다.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파나소닉 LCD는 각각 -2%, -2%, -9%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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