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미국의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한국의 경제정책은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WSJ은 지난 4일 '한국의 혼란스러운 성장 정책(South Korea’s Confused Growth Plan)'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일명 최경환 부총리의 경제정책, '초이노믹스'를 일본 '아베노믹스'의 이복자매(stepsister)라고 칭하면서 정면으로 비판했다.
WSJ는 "최경환 부총리는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작 그도 일본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아베노믹스와 같이 초이노믹스도 주로 정부 지출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WSJ 사설은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고 회사 내에 쌓아둔 유보금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사내유보금 과세(기업소득환류세제)를 초이노믹스 내용 중 최악으로 꼽으며 "재벌 문제를 다루는데 아무런 역할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한국 가구의 부채 수준이 연간 가처분소득의 1.6배로 이미 레버리지(차입투자)가 최대 한도에 이른 상황"이라며 "향후 금리가 오를 경우 심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사설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 부총리가 초이노믹스를 통해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 정책은 세계 경기 둔화 상황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더 취약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일본의 함정(Japan trap)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규제를 완화해 국내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획재정부)
이에 기획재정부는 다음날인 5일 즉각 해명자료를 내면서 WSJ 사설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기재부는 우선 부동산 규제합리화로 가계부채가 증가해 향후 금리상승시 가계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총량은 다소 증가하나, 질적으로는 개선된다"면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비은행 대출이 저금리인 은행대출로 이동하면서 이자부담이 경감된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이 세계경제 침체기에 오히려 과잉투자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 제품의 경우, 해외수요에도 불구 규제 등으로 국내투자가 부진하다"면서 "2012년 이후 설비투자 부진은 지속되고 해외생산(투자)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규제완화 등 투자환경 개선으로 국내 투자 촉진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기재부는 노동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인상 정책은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임금인상을 강제하는 방향이 아니라 '자발적인 기업이익의 가계소득 선순환'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으로 기업부담이 경감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성을 넘어서는 과도한 임금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기업이 여력범위 내에서 자발적으로 기업이익의 가계소득 선순환에 동참할 경우 오히려 '임금상승→가계소득의 직접적 확대→소비증대→경기 활성화'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재부는 사내 과다유보분에 대한 과세가 재벌 패널티 차원에서 도입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기업소득의 가계로의 원활한 환류를 위한 것이며 기업의 이익이 투자·배당·임금 등을 통해 환류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이어 "개별기업의 여건에 따라 투자나 임금 등을 선택해 늘리는 경우 추가 세부담이 없으며 정부의 세수목표는 제로(0)"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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