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정부는 저물가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하지만 국민들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저물가를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특히 서울의 실제 물가는 해외보다 더 높다고 생각한다.
이런 국민들의 불만은 해외 물가 비교 사이트에서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7일 각종 기관의 보고서 등을 토대로 도시 물가를 비교하는 액스패티스탄닷컴에 따르면 서울이 일본의 동경보다 많은 품목에서 물가가 훨씬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민들이 자주 먹는 식품가에서 차이가 많았다. 우유 1리터, 계란 12개 가격은 서울에서 각각 2498원, 4005원이다. 반면 동경은 우유, 계란이 평균 208엔(1977원), 279엔(2650원)이었다. 서울보다 21%, 34%나 더 저렴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닭고기(닭가슴살 500g) 가격도 서울이 동경보다 22% 더 비쌌다.
동경 물가가 서울보다 비싸다는 생각은 의류에서도 무너졌다. 자라, H&M 등 의류 체인점 여름 옷 한벌은 서울에서 평균 5만3994원이지만, 동경은 그 절반도 안되는 2309엔(2만1945원)이었다. 리바이스 등 청바지 메이커 평균 가격도 서울(8만2727원)이 동경(7049엔, 6만7002원)보다 19% 비싸다. 구두, 운동화도 서울이 각각 27%, 19% 비싸다.
생필품인 두루마리 휴지 4개는 동경에서 142엔(1349원)이지만 서울에서는 4132원이었다.
전자제품은 해외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 국내보다 더 싸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40인치 TV 평균 가격은 동경에서 8만727엔(76만7340원)이지만 서울은 99만1031원이었다.
수입차도 서울이 더 비쌌다. 독일차인 폭스바겐 골프 2.0 TDI는 동경에서 250만엔(2376만3347원)이었다. 반면 서울은 3455만2900원, 동경보다 31%나 비쌌다. 수입차 뿐 아니라 기름 가격도 서울은 동경보다 39%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동경은 대중교통, 극장 관람료, 담배, 감자 등이 서울보다 많이 비쌌다.
지난 4월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의 경제분석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유닛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동경은 세계에서 6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다. 서울은 17위였다. 하지만 생필품 등은 서울이 동경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 것이다.
생필품 가격은 비슷하지만 소득은 서울이 동경에 미치지 못한다. 동경의 올해 최저 임금은 시간당 869엔이다. 우리 돈으로 약 8200원이다. 반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시간당 5210원이다. 물가는 비슷하지만 소득은 약 40%나 적다.
◇국내 한 마트에서 지난 10월 돼지고기를 특가로 판매하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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