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8일 오전 7시, 2층 광역버스가 승객을 태우고 첫 시범운행에 나섰다.
2층 버스는 지난 7월 시행된 광역버스 입석금지 조치 이후 도입된 경기도의 시범 사업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은 이번 시범운행 기간 동안 수행성능과 운행비용, 수송능력, 승객 안전성, 승·하차 소요시간, 운전자의 편의성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시범운행에 투입되는 버스는 영국에서 제작된 엔비로 500 모델로 가로 12.86m 세로 2.55m 높이 4.15m 규모다. 2층버스의 탑승인원은 운전석을 포함한 79인승으로 기존 광역버스보다 2배 이상이 좌석에 앉아 갈 수 있다.
투입되는 노선은 총 3개로 8~12일까지 7770번(수원역~사당역)이 오전 7시, 오후 12시, 오후 5시(수원역 출발 기준)먼저 운행을 시작한다. 이어 M6117번(김포~서울역)이 15~19일 오전 6시30분, 오후 2시20분, 오후 6시10분(한가람마을 출발 기준), 8012번(남양주~잠실역)이 22~26일 오전 7시10분, 오후 1시, 오후 6시(경복대 출발 기준)운행한다.
2층 버스를 타본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다. 7770번 2층 버스를 탄 김모씨는 "2층에 처음 타봤는데 흔들리는 것을 모르겠고 조용했다"며 "특별한 것은 없고 오히려 안정감이 느껴졌다.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차량 한 대당 과도한 비용, 승·하차 시간 소요, 높이로 인해 운행불가 지역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엔비로 500은 대당 대략 7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좌석버스의 평균 가격이 1억500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국내 도로사정이 여의차 않다는 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2층버스는 높이 4.15m로 4m 정도인 서울 청파로 서소문 고가보다 높다. 현행법상 터널과 교량은 4.5m 이상, 도로폭은 2.75~3.5m다.
이를 두고 국토교통부는 현재 한국형 2층 버스모델에 대한 연구용역과 대·폐차를 중심으로 기존 좌석버스보다 많은 49인승 버스로 교체하고 있다.
한국형 2층 버스모델에 대한 연구용역은 지난 10월 22일 약 4개월 진행 예정으로 시작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버스생산업체들이 2층버스를 월 50~100대 생산하면 사업성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광역버스 입석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대·폐차를 49인승 버스로 교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10대 정도가 교체돼 약 20%의 공급량이 늘었다.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40대, 내년에는 100대까지 교체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기도 운행은 한 대 들여와 3대 노선을 시범 운행하는 것으로 아직 2층버스가 본격 운영된 사례가 없다"며 "(운행할 2층 버스는) 우리나라 자동차 기준에 맞아야 하고 이번 시범운영을 통해 안전성, 승·하차 소요시간 등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7700번 2층 버스가 서울 사당을 향해 달리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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