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통)하이브리드의 대결..캠리 vs. 그랜저·쏘나타
2014-12-22 08:36:14 2014-12-22 08:36:29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캠리는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중형세단 시장에서 줄곧 판매량 1위를 지켜온 토요타의 대표 모델이다. 혼다 어코드가 2001년 불과 수백대 차이로 1위를 탈환한 적이 있지만, 이 부문 왕좌는 항상 캠리 차지였다. 지난해에는 미국 진출 30년 만에 북미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을 정도로 캠리의 명성은 대단하다.
 
토요타의 명성이 있는 분야, 하이브리드로 눈을 돌려보자. 토요타는 지난 1977년 동경(도쿄)모터쇼에서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이후 20년간의 연구개발 노력을 더 진행한 끝에, 1997년에는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양산형 모델 프리우스를 시장에 내놨다. 최초의 양산형 모델을 내놓은 지 17년이 흐른 지금,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중형 세단에 하이브리드 심장을 얹었다. 50여년 동안 발전해온 토요타만의 완벽한 하이브리드 기술력, 그리고 전 세계에서 수 천만명의 사람들에게 검증받은 중형 세단이 결합했다. 캠리 하이브리드 XLE 얘기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XLE.(사진제공=한국토요타)
 
◇힘 좋지만 브레이크 다소 뻑뻑한 편 
  
과거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힘의 부족에 있었다.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첫 하이브리드카가 출시된 지 20년 가까이 지나면서 축적된 기술력이 걱정을 덜었다. 여기에다 2500cc급의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면서 기본적으로 동력을 충족했다.
 
캠리 하이브리드에는 DOHC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큰 출력이 필요하지 않은 저·중속 구간에서는 충전된 배터리가 힘을 전달하고, 일정 출력 이상 구간에서는 가솔린 엔진이 가동되면서 충분한 힘을 내뿜는다.
 
◇하이브리드 기술 시스템 이미지.(사진=뉴스토마토)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힘을 합한 총 시스템 출력은 203마력, 최대 토크는 21.6kg.m다. 시승이 진행된 사흘간 올림픽대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시내 등을 주행하면서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다. 시속 120~130km를 오르내리는 구간에서의 승차감도 안정적이었다.
 
브레이크는 조금 뻑뻑한 편인데, 속도를 줄일 때 배터리가 자동 충전되는 '회생 제동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핸들링도 다소 무거운 편이라 급커브 구간을 한 손으로 다루기가 힘들 수 있다.
 
◇캠리 하이브리드 XLE의 엔진부.(사진=뉴스토마토)
 
◇쏘나타·그랜저 하이브리드, 넘어야 할 산
 
한국시장에서 캠리 하이브리드가 넘어야 할 가장 큰 경쟁모델은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차종이다. 지난 16일 출시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국내 친환경차 시장의 절대강자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직접 비교대상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2.0 누우 GDI엔진과 38kW급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최대 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19.3kg.m를 기록해 캠리보다 제원상 힘이 부족하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공차중량은 1595kg으로, 공인연비가 17.7km/ℓ(17인치 타이어 기준)에 달한다. 공차중량 1625kg, 연비 16.4km/ℓ인 캠리 하이브리드에 비해 연비가 좋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캠리 하이브리드와 쏘나타 하이브리드 제원 비교.(사진=뉴스토마토)
 
캠리 하이브리드와 동급으로 볼 수 있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에는 2.4 쎄타 2 엔진과 35kW급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최대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1.0kg.m로 캠리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동력을 자랑한다. 공차중량은 캠리보다 다소 무거운 1680kg, 연비는 16.0km/ℓ로 약간 낮다.
 
◇캠리 하이브리드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제원 비교.(사진=뉴스토마토)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쏘나타, 그랜저와 비교해 캠리 하이브리드가 특별히 내세울 만한 강점은 없다. 다만 수십년의 기술력이 축적된 토요타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시장의 신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하이브리드 세단이라는 점 등이 매력적인 요인이다.
 
◇가격경쟁력 없어..특단의 조치 요구돼
 
캠리 하이브리드 XLE의 한국 출시가격은 4300만원이다. 같은 모델이 미국시장에서 2만9900달러(약 3200만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고 한국으로 수입되는 터라 가격차가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격차가 여전히 과해 보인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의 차종은 옵션이 전혀 추가되지 않은 '깡통 모델'이어서 풀옵션을 갖춘 한국시장 판매 모델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국내 출시된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중 판매 가격이 가장 낮은 차종은 쏘나타다. 2870만~3200만원으로 현대차가 과감하게 가격을 낮췄다. 다만 옵션이 포함되지 않았고,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등 세금을 미리 제외한 가격이라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역시 세금혜택을 적용한 가격이 3450만원으로 캠리에 비해 경쟁력이 충분하다.
 
◇세 차종 가격 비교.(사진=뉴스토마토)
 
캠리 하이브리드의 km당 이산화탄소 배출은 102g이다. 쏘나타가 91g/km, 그랜저가 105g/km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93g/km 이하인 자동차에 최대 1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인데, 쏘나타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예정이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국내 경쟁차종들과 비교해 가격, 연비, 출력 등에서 특별한 강점이 없다. 한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욱 특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10년간 20만km에 이르는 보장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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