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박지원 후보 간 여론조사 룰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당 전준위는 하루 두 차례 회의를 열며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결론을 쉽사리 내리지 못 하고 있다.
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위원장 김성곤)는 2일 오전 전준위 하 당헌·당규분과위원회 회의를 연데 이어 오후 전준위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 및 일반당원 여론조사 룰 관련 논의를 2시간여 째 진행하고 있다.
쟁점이 되는 여론조사 관련 룰 문제의 핵심은 여론조사 항목 중 '지지후보 없음' 항목을 실제 득표 결과를 합산할 때 유효득표로 인정하느냐 마느냐다.
문재인 후보 측은 '지지후보 없음' 항목을 무효표로 보고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 후보(기호순) 중 한 명을 특정한 표만 유효득표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지원 후보 측은 '지지후보 없음'을 여론조사 항목에 포함하고, '지지후보 없음' 항목을 최종 합산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지 않은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시행세칙에 따라 여론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예를 들면 국민여론조사 득표 결과 문재인 후보가 30%, 이인영 후보가 10%, 박지원 후보가 20%, 지지후보 없음이 40%의 득표율을 얻게 된다면 '지지후보 없음'을 유효득표로 인정했을 경우 문 후보는 30%, 이 후보는 10%, 박 후보는 20%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지지후보 없음' 항목을 무효로 보고 나머지 60%만 유효득표로 인정한다면, 문 후보는 60분의 30인 50%, 이 후보는 60분의 10인 약 16.6%, 박 후보는 60분의 20인 약 33.3%의 득표율을 기록하게 된다.
'지지후보 없음'을 유효득표로 인정했을 때와 비교하면 각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는 더 커지게 된다. 특히 '지지후보 없음'에 대한 응답률이 높을 수록 분모는 더 작아져 가장 많은 득표를 기록한 후보가 득표율 상 더 큰 이득을 보게 된다.
두 후보는 저마다 "기존 룰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전준위가 이번 전대 룰을 만들면서 지난 5·4 전대 룰을 기본 틀로 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5·4 전대는 '지지후보 없음' 항목이 없이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특정 후보를 선택한 응답만을 유효득표로 인정했다.
이번 전대 시행세칙에 반영된 여론조사 룰은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적용한 중앙선관위원회의 관련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6·4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연합은 '지지후보 없음'을 여론조사 항목으로 인정한 대신 득표율 합산 시에는 이를 유효득표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을 포함,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이번 전대 시행세칙을 만든 당 실무자가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여론조사 룰을 인용하며 '지지후보 없음' 항목의 득표율 합산 시 유/무효 인정 여부를 표기한 단서조항을 누락한 것으로 알려져 양측이 각각의 논리로 '기존 룰 고수'를 주장하기에 이르게 됐다.
전준위 위원들은 여론조사상 '지지후보 없음' 항목에 대한 유/무효표 인정에 대해 갑론을박하고 있지만 쉽게 결론 내리지 못 하고 있어 표결에 부치는 가능성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기호순) 당대표 후보자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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