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정부는 중동순방 이후 할랄식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앞으로 할랄인증 강화 등 지원을 통해 수출을 현재 보다 2배 가까운 수준인 12억달러로 늘린다고 밝혔다.
1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된 '중동순방 성과 이행 및 확산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말까지 할랄식품 수출을 8억달러, 2017년까지 12억달러로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간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12일 한국식품원구원에서 열린 할랄식품 사업단 출범식에 참석해 현판을 만지고 있다.ⓒNews1.
지난해 기준 한국의 할랄식품 시장 수출액은 약 6억800달러 정도로 담배와 커피 등 할랄인증이 단순 또는 필요하지 않은 가공제품들이 주로 수출돼 왔다. 현재까지 할랄인증을 획득한 국내 식품업체는 희창유업, 농식, 대상FNF, 오리온 등 120여곳에 불과하다. 이들 상품 가운데서도 커피크리머, 신라면, 맛김치, 초코파이 등 430여개만이 할랄인증을 받았다.
이를 앞으로는 전통식품 등으로 다양화한다. 이를 위해 전통식품으로 할랄인증을 획득하고자 할 시 최대 2000만원까지 등록비용의 90%를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는 특히 중동순방 후속조치로서 UAE와 할랄인증이 비교적 수월한 아시아계 무슬림국가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3개국 위주로 할랄시장 동향 파악에 나선다. 이 결과를 토대로 할랄인증 조건 등을 수록 정리한 '할랄인증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이번 순방에서 농식품 분야 교역 확대 MOU를 맺은 UAE는 할랄인증이 엄격한 아랍계 무슬림국가다. 그간 한국에서 실시한 할랄인증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할랄인증을 하는 기관은 총 4곳으로 이 가운데 국내파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가 유일한데, 정부는 KMF가 UAE가 지정한 '할랄인증기관'으로 등록될 수 있도록 KMF의 할랄인증 역량을 키우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총 48억원을 할랄식품 기업에 대한 시설현대화 작업 자금으로 지원키로 했다. 육류에 대한 엄격한 할랄인증 관리가 가능해지도록 2016년까지 할랄전용 도축장과 도계장을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육류가 들어간 식품이 할랄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도축장 운영자와 도살자 모두 무슬림이어야 한다.
정부는 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할랄식품 전용단지를 조성하고, 여기에 들어설 기업과 연구소 유치를 위한 설몀회를 열기로 했다. 오는 5월 중 싱가폴과 터키 기업 등이 대상이다. 연내 3~4회에 걸쳐 중동 바이어를 초청한 할랄식품 박람회도 개최한다. 서울국제식품대전(5월), 범이슬람 블루슈머 Week(11월), 두바이 K-Food Fair(하반기 미정) 등이다.
올해 상반기 내에는 UAE와 함께 추진하는 '한-UAE 할랄식품 전문가 포럼'을 열고 앞으로 격년 단위로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까지는 UAE에 aT 지사를 설치, UAE 한국대사관에 농무관을 신설키로 했다.
이미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내에는 '할랄식품 수출팀'과 업계와 공동으로 하는 민관협업 T/F를 발족됐다. 한국식품연구원 내에도 할랄식품 사업단이 설치돼 주요 무슬림 국가별 할랄인증 기준을 분석, 할랄식품 개발과 국내 식품기업의 인증을 지원키로 했다. 농식품부 장관이 주재하는 기 민관합동수출개척협의회에도 할랄분과가 새로 만들어진다.
이주명 농식품부 식품정책관은 "2006년 말레이시아가 할랄인증을 정부 주도로 바꾼 뒤 세계적으로 할랄인증이 점차 까다로워지는 추세"라며 "지금도 국내 상품들이 할랄시장으로 수출은 되고 있지만 담배와 커피 등 단순식품 위주"라면서" "라면 등 다른 가공식품은 할랄 기준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앞으로 그 시장에 대한 수출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계 18억 인구가 이 시장의 수요자"라며 "앞으로 할랄인증을 제대로 갖춰나가야 식품수출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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