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임금 인상을 둘러싼 남북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잔업을 거부하거나 태업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 근로자들이 잔업을 거부하고 태업하는 사례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그동안 (잔업을 거부하겠다는 식의) 위협이 있었는데 이러한 위협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이같은 행동이 나오는 이유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인상한 임금을 받기 위한 것이라며 “(인상 전의 기준으로) 임금을 납부하는 기업에도 (차액에 대한) 연체료를 낼 것을 담보하는 확인서를 쓰지 않으면 잔업 거부나 태업 등 위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해 개성공단 노동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한 뒤 올 3월부터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북측의 일방적인 조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입주기업들에 ‘기존 기준대로 임금을 지급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갈등이 풀리지 않으면서 3월 임금을 지급한 기업은 전체 123개 입주기업 중 50여 곳에 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 일부는 북측이 정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임금과의 차액에 대해 ‘향후 연체료를 지급한다’고 확인하는 담보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노동자들의 태업이 확산될 경우 개성공단에는 6개월가량 가동 중단됐던 2013년과 같은 위기 상황이 다시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 태업 사태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임 대변인은 “정부가 좀 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말해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간 두 차례 있었던 남북 당국간 협의를 더 진행할지에 대해서도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언제 3차 협의를 제의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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