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캐나다 정유회사 하베스트를 인수한 한국석유공사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자원외교 비리 수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됐다.
하베스트 인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자원외교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 중 하나로, 이번 압수수색에 따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망으로 주춤했던 자원외교 비리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12일 오전 9시부터 하베스트 인수 과정에서 부실 인수 의혹을 받고 있는 석유공사 본사와 강영원 전 사장의 자택, 메릴린치 서울지점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 세 곳에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하베스트 인수와 관련된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 결과에 따라 하베스트 인수를 지시했던 강 전 사장과 관련자들을 곧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최근 들어 검찰은 이번 의혹과 관련해 석유공사 관계자를 매일 불러 조사해왔다. 메릴린치 서울지점 관계자들도 조사 대상으로 조만간 소환조사가 예정되어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석유공사가 하베스트와 같이 인수했던 정유 부문 계열사 날(NARL)을 되팔면서 총 1조3371억원의 손해가 발생하자 강 전 사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10월 하베스트 계열사인 날을 최소 3133억원이 비싼 1조3700억원에 인수했으나, 2014년 8월 미국 투자은행에 매각하면서 약 330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메릴린치는 하베스트 인수 당시 투자자문을 담당했던 회사로, 날의 시장가치를 과대평가하는 등 부실 인수에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자문한 내용과 함께 석유공사가 날을 인수할 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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