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을 노리는 가전..'더하거나 뒤집거나'
2015-05-17 10:00:00 2015-05-17 14:30:17
◇LG전자 모델이 '애벌+표준' 코스가 탑재된 전자동세탁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전자)
 
새로운 제품의 등장과 소비자의 외면에 위축됐던 기존 가전제품들이 작은 혁신을 거쳐 다시 돌아왔다. 이들은 소비자 편의를 위한 기능이나 구조적 변화를 통해 부활의 날개짓을 펴고 있다.
 
1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드럼세탁기에 밀려 구닥다리 취급을 받았던 전자동세탁기가 최근 새롭게 인기몰이 중이다. 시장점유율 80%에 육박하던 2000년 초반의 절대적 인기는 아니지만, 판매 증가에 힘입어 드럼세탁기와 매출 비중이 엇비슷해졌다. 
 
전자동세탁기의 인기 중심에는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2월 초 내놓은 '액티브워시'가 있다. 세탁기 본체에 개수대와 빨래판을 설치해 애벌빨래부터 탈수까지 세탁기 내에서 끝낼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애벌빨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한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출시 6주 만에 3만대를 돌파하는 등 기존 전자동세탁기 판매 실적의 3배를 넘는 기록도 세웠다. 
 
LG전자(066570) 역시 애벌빨래 기능으로 삼성전자에 맞불을 놓으면서 전자동세탁기의 인기몰이에 합류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애벌+표준' 코스가 탑재된 전자동세탁기를 출시했다. 본세탁 전 8분간 냉수 세탁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세탁통 위쪽에서 아래 방향로 쏟아지는 강력한 물살로 빨랫감을 두드려 찌든 때를 일차적으로 제거하는 기능을 통해 손세탁을 대신하도록 한 것이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반전을 노리는 것은 제습기도 마찬가지다. 제습기는 지난 2012년 4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고, 2013년에는 장마로 인한 계절적 특수를 맞아 100만대로 시장이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장마철에도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로 인해 역성장했다. 승승장구의 비결이었던 날씨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었다.
 
올해 신제품을 내놓는 제조사들은 하나같이 공기청정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날씨로 인한 변수를 최소화하면서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미세먼지 제거에 중심을 두는 전략인 셈이다.
 
LG전자는 3M 알러지 초미세먼지 필터로 0.02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먼지와 냄새를 제거하는 공기청정 제습기를 출시했으며, 위닉스(044340)의 '위닉스뽀송3D‘는 한국공기청정협회의 제습기 품질 인증,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 인증, 아토피안심마크 등을 획득했다.
 
기존 형태를 뒤집어 역전을 노리는 제품군도 있다. 바로 상냉동·하냉장 구조의 2도어 일반 냉장고다.
 
2도어 일반 냉장고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냉장고의 표준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1997년 삼성이 지펠을 통해 양문형 냉장고를, 이듬해 LG가 디오스라는 브랜드로 양문형 냉장고를 선보이며 2도어 일반 냉장고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용량=기술'이라는 공식이 통용되면서 대용량 경쟁이 과열된 것도 요인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분위기가 전환되고 있다. 2도어 냉장고가 다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대신 구조는 변했다. 상냉동·하냉장에서 상냉장·하냉동 형태의 '바텀프리저'로 돌아왔다.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냉장기능을 위쪽에 둬 양문형의 편리함을 계승하면서 적은 용량을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급률 증가와 기술 상향평준화에 따라 가전의 교체수요가 7~10년 단위로 발생하고 있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또한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수요 진작과 부가가치를 누리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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