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충북 청주시의 A병원 격리병동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감염 의심자와 함께 보건당국 의료진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병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보건 당국의 결정에 오히려 불안감이 커지고 소문에 오르내리는 병원들도 곤혹을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메르스 확산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메르스 해당 병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보건 당국은 "병원명을 공개하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공포와 걱정을 키우고 불필요한 '낙인'이 찍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확한 병원명이 공개되지 않다보니 정작 소문을 통해 '낙인'이 찍힌 병원들도 몸살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상으로 떠도는 경기도 소재 몇몇 병원들에 직접 전화를 걸어본 결과 A병원은 "현재 정상진료중이고,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적이 없다"며 "인터넷으로 보고 전화를 걸었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정상진료 중인 경기도 소재 B병원은 "확진 환자는 없었지만 접촉자가 다녀간 것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며 "접촉자가 수백명에 이르는데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보건 당국은 감염자가 발생한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메르스 감염이 대부분 병원과 의료기관에서 이뤄진 것을 감안했을 때, 병원명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병원을 찾는 국민들의 공포감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또 한 병원은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국가지정 격리시설로 이송 된 적은 있지만 정상진료를 하고 있다"고 메르스 환자 진료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소문상으로 드러난 몇몇 병원은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아예 전화 연결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현재 메르스 환자가 다수 발생한 한 병원은 메르스 환자로 인해 병원 휴진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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