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이번 주는 향후 정부의 거시경제정책을 판가름할 수 있는 중대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다음 날인 13일 통계청에서 '4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15일에는 한국개발연구원에서 '2009 상반기 KDI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정부의 확장적인 거시정책 효과를 제외한 민간의 자생적인 경기 회복력은 아직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이 먹혀들고는 있지만 민간의 투자부진으로 생산성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다 청년층의 실업 증가도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파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GM의 파산 가능성, 미국 은행 스트레스테스트(자산건정성 심사) 등 대외부문의 불안을 들었다.
그러나 대외 상황은 최근 며칠새 급변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월 69만9000명 감소했던 고용자수가 4월에는 53만9000명 감소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미국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도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상당한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언하자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그 동안 월가를 압박하고 있던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이다.
해외발 호재를 정부가 어떻게 해석할지 주목된다. 2분기에 확실히 경기가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고, 전년동월비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째 상승하고 있는데다 제조업 가동율도 2개월째 상승 중이다.
또 은행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단기 유동성이 풍부해 일부 자금이 부동산과 증시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동결돼 지난해 9월 리먼사태 이후 지속된 한은의 금리인하 기조는 사실상 이번에 마침표를 찍는 셈이다.
13일 발표할 '4월 고용동향'과 15일 'KDI 경제전망'도 변수다. 지난 3월 신규 일자리 감소가 19만5000명으로 최악을 기록한 상황에서 4월 일자리 수가 더 줄었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기존 일자리 정책에 대한 재검토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KDI도 '경제전망'을 통해 "2분기 바닥론"과 "내년 회복론"에 대한 논리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거시경제정책은 수정될 수밖에 없다.
조성준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미국 금융시장과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미국 고용시장의 예상밖 개선만을 가지고 미국 경제회복이라는 확대해석은 아직 어렵다"고 여전히 대외 상황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기조와 관련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정부의 거시정책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정부의 기조변화는 오히려 시장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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