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과 외교부의 정보공유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이날 오후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은 지난 4월 29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2차 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전승절) 참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는데, 외교부는 하루 전인 28일 김 위원장의 불참 정보를 입수했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북한은 4월 27~28일 경 러시아 당국에 김 위원장의 불참을 통보했다. 그 첩보는 28일 러시아에 파견된 우리 외교 라인에 입수됐다. 그러나 국정원은 29일 “김정은이 러시아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국회에 보고했고, 바로 다음 날인 30일 러시아가 ‘김정은 불참’을 공식 발표하면서 체면을 구긴 바 있다.
국정원은 해외정보 수집을 위해 각국 주재 한국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요원을 파견한다. 이 요원들은 외교부 직원 신분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외교부로 들어오는 정보가 자연스레 국정원에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신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현지 외교라인이 입수한 정보를 국정원은 다음날까지 몰랐다는 이야기가 된다. 국정원은 당시 김 위원장 방러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모스크바 호텔 예약 상황까지 체크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결국 틀린 정보를 국회에 보고했다.
이러한 신 의원의 추궁에 외통위에 출석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의 질문에 “확인하고 답변을 주겠다”고만 말했다.
신 의원은 “해외에 파견되는 국정원과 외교부는 보통 같은 건물을 사용하면서 정보를 공유하는데 ‘김정은 방러 불발’과 같은 중요한 정보가 공유 안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면서 “국회 정보위원회가 소집되면 관련 문제를 국정원에 물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지난 3월 11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신경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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