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소득이 낮은 가정의 자녀가 학업성취도 뿐 아니라 정서발달 측면에서도 낮은 발달능력을 보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1일 '아동·청소년 종합실태조사'를 통해 소득수준별 학업성취도가 연령이 증가할수록 계층간 차이가 커지고, 문제행동비율도 소득이 낮을수록 높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국 아동·청소년 가구 6923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소득계층은 ▲ 빈곤선(최저생계비) 미만 ▲ 빈곤선~120% ▲ 120% 초과로 나눴다.
◇ "저소득층 자녀, 학업성취도 낮고 문제행동비율 높아"
◇ 소득수준별 학업성취 (10점 만점 기준)
주요 과목인 국어·영어·수학 과목의 학업성취도를 살펴보면 9~11세 아동의 경우 국어나 수학보다는 영어과목의 성취도 차이가 크게 나타나 최저생계비 미만의 아동은 10점 만점의 6.6점을 받은데 반해 최저생계비 120% 초과의 경우 7.6점으로 나타났다.
12~18세로 넘어가면 그 차이가 현저히 벌어지고 수학과 영어 모두 소득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최저생계비 미만의 아동은 수학 평가에서 4.8점을, 최저생계비 120% 초과의 아동은 6.4점으로 1.6점 차였고 영어는 각각 5.1점, 6.6점으로 1.5점 차였다. 이는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약 15점의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문제행동의 경우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높았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 차이가 벌어졌다.
◇ 내면적 문제행동 ◇ 외적 문제행동
잘 울거나 사람만나기를 꺼리는 등 내면적 문제행동은 9~11세의 경우 최저생계비 미만은 28점, 120%초과는 27.3점(점수가 높을수록 문제행동 비율이 높은 것으로 해석)으로 0.7점 차이였으나 12~18세로 넘어가면 각각 29.5점, 28.3점으로 1.2점 차를 보였다.
공격성·비행 등의 외적 문제행동은 9~11세의 경우 최저생계비 미만 40.3점, 최저생계비 120% 초과는 39.7점이었으나 12~18세는 각각 41.8점, 40.2점이었다.
김선숙 충북대학교 사회보건복지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소득간 문제행동비율의 차이가 어렸을 때보다 커가면서 벌어진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차상위계층 아동..기초수급가정 아동만큼 열악"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최저생계비 100~120%사이(주로 차상위계층) 아동(0~8세)들이 최저생계비 이하 가정(기초생활보장수급가정)만큼 열악한 환경 속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된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인지·언어 능력 중 일부에서 최저생계비 100~120% 사이 아동들이 오히려 최저생계비 이하 가정의 아동보다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이같은 소득수준 가정의 아동들은 기억능력에서 55점 만점의 1.15점을 받아 최저생계비 이하 아동이 받은 점수(4.78)보다 훨씬 낮았다. 최저생계비 120%이상 가정의 경우 11.74점을 받았다.
◇ 소득계층에 따른 0~8세(생후 30~35개월)의 인지·언어능력
문법(문장)구사능력의 경우 최저생계비 100~120% 아동들은 3.95점으로 최저생계비 이하 아동들이 받은 5.89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같은 결과는 차상위계층 부분의 아동들의 가정·생활환경이 최저생계비 이하 가정만큼 열악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주로 최저생계비 이하 가정을 중심으로 지급되는 사회복지서비스의 범위를 차상위계층까지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소득이 낮은 가정의 자녀들이 학습능력 등 많은 부문에서 소득이 높은 자녀들보다 뒤떨어진다는 것이 실증적으로 입증됨에 따라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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