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보내고 학교로 돌아온 서울 용산구 오산고등학교 학생들은 확 달라진 화장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둡고 칙칙하던 화장실이 밝아진 것은 물론 악취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천장에서는 음악까지 흘러나왔다.
서울 도봉구 방학중학교 화장실에는 별도의 탈의공간이 마련된다. 체육시간마다 교실에서 체육복을 갈아입던 학생들은 이제 화장실 탈의실에서 편하게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수 있게됐다.
서울시는 시 교육청과 함께 상반기 50개 학교 화장실을 쾌적한 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으로, 이 중 14개 학교의 공사를 마무리했다고 26일 밝혔다. 50개 학교는 초등학교 21곳, 중학교 14곳, 고등학교 15곳 등이다.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나머지 학교도 늦어도 10월 초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는 학교마다 학생·학부모·교사·디자이너 등이 참여한 ‘화장실 디자인 TF팀’을 구성, 5주간에 걸친 현장조사, 공간 구상, 디자인 결정, 도면 확정 단계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 공사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 의견을 반영해 화장실에 센서등과 조명기구를 많이 설치했다.
또 창문은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개방하고, 세면대 높이를 다르게 했으며 출입구는 장애인 휠체어가 여유있게 통과하도록 개선했다.
시는 올해 하반기 118개 학교를 추가로 선정하고, 2017년까지 서울시내 전체 학교(1331곳)의 절반 수준인 638개 학교의 화장실을 개선할 예정이다.
이번 개선사업에 참여한 김승욱 오산고 교감은 “수요자인 학생들 중심의 사업이라는 점에서 교육 가치가 매우 높다”며 “학교 내 다른 공간에도 학생들의 의견과 감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성 시 평생교육정책관은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사용할 화장실 공간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직접 찾아내고 의견을 나눠 디자인을 결정하는 자체가 또 하나의 교육”이라고 말했다.
화장실 개선공사를 마친 중마초등학교. 사진/서울시
화장실 개선공사를 마친 둔촌고등학교.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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