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광역 자율형 사립학교인 하나고등학교가 남학생 수를 늘리기 위해 입학 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특별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27일 "서울시의회의 행정사무조사가 끝나면 서울교육청의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면서 "이르면 내주부터 감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 열린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 행정사무조사에서 장인홍 서울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하나고 학생들의 성비를 보면 남녀학생 수가 거의 동일한데, 이는 의도적으로 성비를 조정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하나고 전모 교사는 "기숙사 문제로 남녀 합격자 비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학교의 요구가 있었다"며 "2010년 하나고 개교 이래 서류 평가와 면접 점수를 합산한 엑셀 파일을 조작해 여학생 지원자를 떨어뜨리고 남학생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줬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하나고는 매년 남녀 모집정원 공지없이 학생을 선발해왔다. 서울 전역에서 일반전형 120명, 임직원자녀전형 40명,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40명 등 모두 200명의 신입생을 뽑았다.
전 교사는 "일반전형에서 최종 합격자를 뽑기 전에 하위 등수에 있는 여학생을 떨어뜨리고 그 아래 남학생에게 우선권을 줘 선발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항의하는 교사도 실제로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은 교육당국에서도 이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신입생 선발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전 교사는 또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직원 자녀가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켰지만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고도 증언했다.
하나금융그룹의 학교 법인인 하나학원이 지난 2010년 은평구 진관동에 자립형 사립고로 설립한 하나고는 자율협 사립고로 전환됐으며 개교 직후부터 각종 '특혜' 논란 등에 휩싸여왔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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