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산유국들이 원유생산에서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생산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원유를 들여와 제품을 만들어 내다파는 우리 정유업계로서는 존립 기반을 뒤흔드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런만큼 관련 전문가들은 우리 업체들이 생존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한다.
정유사들도 "넋놓고 있다가는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다각도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 유력한 대안 가운데 하나가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종합에너지 회사로의 변신이다.
◇ SK에너지, 연료전지·석탄에너지 R&D 집중
국내 1위 정유사인 SK에너지는 최근 최고경영자(CEO) 회의를 열어 “SK에너지는 더 이상 정유사가 아니라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종합에너지 회사다. 앞으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녹색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명확히 한 것이다.
SK에너지는 이미 무공해 석탄에너지와 바이오연료 등 저탄소 석유화학, 신재생에너지 분야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관계자는 “미래 녹색성장과 관련해 리튬 배터리 기술개발과 이산화탄소 폴리머 등 미래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K에너지는 대전시 대덕에 있는 SK에너지 기술원에서 개발한 리튬 배터리를 하이브리드카에 장착해 시험 운행 중이다.
아울러 무공해 석탄에너지 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 GS칼텍스 "탄소소재는 제2반도체"
GS칼텍스도 정유사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2006년 11월 신에너지 연구센터를 준공하고 탄소소재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탄소소재는 테니스라켓과 골프채, 휴대폰 등의 외장재로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지금까지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탄소소재 생산을 위해 오는 2015년까지 총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상익 탄소소재개발팀 팀장은 “GS칼텍스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3년 전부터 탄소소재 연구개발에 집중해왔다”면서 “탄소소재 상용화를 통해 회사의 새로운 이윤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업종간 경계 넘는 ‘종합적 사고’ 필요"
전문가들은 국내 정유사들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려면 차세대에너지개발 등 업종간 경계를 넘는 종합적인 사고를 해야한다고 주문한다.
윤여중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세계 거대 정유사들인 엑슨모빌과 쉘 등은 원유를 기반으로한 에너지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정유사들은 여기서 최첨단 산업으로 주목 받는 전자, 반도체, 자동차산업 발전과 연계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새로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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