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9일 유상증자를 하면서 미래를 위한 승부수를 날렸다.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이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종합금융투자회사 지위를 확보해 투자은행(IB) 분야 신규사업을 추진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이 3조7000원억으로 늘어나면 자격요건이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회사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지위를 확보해 신규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것이 이번유상증자의 첫번째 목적”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형 IB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은 국내 최대 규모의 펀드자산을 운영하면서 전성기를 보낸 이후 정체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2007년 선보인 인사이트펀드는 출시 한 달만에 4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명성에 타격을 입었다. 이후 미래에셋은 이렇다 할 히트상품 없이 내부 구조조정을 겪으며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더욱이 올해 들어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포기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하면 인사이트펀드를 연상할 정도로 전성기에는 큰 성공을 거뒀다”면서도 “미래에셋증권은 현재도 업계 상위권으로 평가되지만 당시의 위상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2013년 말 펀드 설정규모는 9조8497억원, 2014년말 9조8071억원으로 0.4% 감소했다. 설정규모로는 미래에셋증권이 1위지만 2014년말 기준 삼성증권(8조5931억원, 10.2%), 하나금융투자(7조7173억원, 17.8%), 한국투자증권(7조4571억원, 0.6%) 등 경쟁사들이 상승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미래에셋의 대규모 증자에 대한 증권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이 대형 금융투자사업자로의 도약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미래에셋증권이 업종 내에서 대체투자 및 자기자본투자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었다”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신용공여 등의 경우 아직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이때문에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유상증자 이후 주가 약세가 상당기간 지속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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