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자금유출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동결 결정 이후 일시적으로 유출규모는 감소했지만,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 등의 영향 속에 자금유출 가능성은 확대되는 모양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흥국 주식형펀드는 10주 넘게 자금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10주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 자금 유출입흐름을 살펴보면 선진국 주식펀드로 22억1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신흥국 주식펀드는 41억9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로 봐도 선진시장 주식형펀드로 733억1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는 동안 신흥시장에서는 603억37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펀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동결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소폭 반등하면서 최근 한 주간 유출규모는 감소했지만, 유출세는 지속됐다”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유출폭은 감소했지만 신흥시장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며 “여전히 신흥국 펀더멘털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글로벌 주식형펀드 자금 동향을 분석한 결과, 전체 신흥국 시장에서 총 72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에서 2억5400만달러의 자금이 빠지며 자금 유출을 이끌었다. 10주간 평균으로 봐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에서 25억35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는데, 이는 해당 기간 전체 신흥국 자금유출 규모(41억900만달러)의 절반을 넘어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와 중국의 경기지표 악화 등으로 인해 신흥국 자금유출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3일 중국 9월 차이신제조업 지표가 6년6개월 만에 최저치인 47을 기록하며, 주요 신흥아시아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가 큰 폭으로 확대된 가운데, 앞서 FOMC 금리 동결로 10억4000만달러가 유입됐던 주요 신흥아시아 증시는 유입액 대비 2배가 넘는 28억1000만달러가 유출됐다.
이미선 연구원은 “9월 미국 FOMC 금리 동결로 자금유출이 완화됐지만, 달러 강세와 중국 제조업 경기위축이 맞물리면서 신흥국에서의 자금유출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되면서 신흥시장에 대한 유출속도가 완화됐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금유입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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