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최근 은행의 지나친 외형확장정책이 새로운 리스크를 불러 올 수 있다며 곱지 않은 시각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 조짐이 일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는 이유에서다.
진 위원장은 13일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금융위기 극복과 실물경기 회복을 위한 은행권의 노력을 격려하는 한편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실물경제 회복을 위해 갈 길이 멀다"며 "최근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좋은 흐름이 나타났지만, 여기에 안주하려는 자세를 경계해야 한다"고 은행장들에게 경고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은행들이 양적규모 확대와 단기수익 증대에 집중하며 외화유동성 문제 등 여러가지 리스크를 안게 됐다"며 "은행권이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도입된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에 대해서도 그는 "지방의 경우 미분양에 따른 어려움이 있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LTV 규제를 도입한 만큼 그런 문제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지난 3일부터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지급결제서비스가 도입된 것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은행장들은 "동일한 결제를 하면서 규제 수위에 차이가 있다는 '공정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이런 점에 대해 금융당국이 관심을 갖고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측은 "은행권의 지준(지급준비율) 수준의 유동성 강화 규제를 증권사에 도입하고, 부당광고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고 답변했다.
금융위는 녹색금융 활성화와 관련한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진 위원장은 "금융권에서 원하는 수준의 지원책을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좋은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뜻을 밝히는 등 녹색금융 육성을 주요 정책과제로 놓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에 대해 추경호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금융위가 세제 당국이 아닌 만큼 구체적인 방안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진 위원장과 은행장들이 최근 금융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내용이 언급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 위원장은 "최근 금융안정포럼(FSF)이 금융안정위원회(FSB)로 확대개편됐고 우리나라는 운영위원회에 진출했다"며 "앞으로 FSB가 국제금융질서 변화라는 새로운 흐름을 창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진 위원장을 비롯해 강정원 국민은행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국내 18개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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