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관련 업종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보·통신(IT),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의 경우 수출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반면, 對EU 수입비중이 높은 기계 및 화학업종 등은 적잖은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음식료, 의류, 화장품 업종의 경우엔 국내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우선 IT업종의 경우 협정 타결 완료시 각종 부품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로 이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지난 2008년 기준 한국의 對EU 수출 비중을 보면, 한국이 EU대비 경쟁력이 높은 업종은 조선(2008년 수출액 100억 달러), 통신기기(98억 달러), 반도체·전자부품(78억 달러)으로 나타났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U 수출비중이 높으면서 가격경쟁력도 높은 통신, 반도체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관련 업종의 경우에도 EU수출 비중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지만,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현지화가 마무리되면서 과거에 비해 서유럽 수출 비중이 낮아졌다”며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지만 과거에 비해 효과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난해 전체 보수용 부품 수출에서 서유럽(벨기에)이 차지하는 비중이 23.4%(관세율 3.2%)에 달하고 있어 한-EU FTA 협상이 타결 되면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EU는 소형차 중심"이라며 "우리가 미국시장에서 처럼 소형차 시장에서, 이번 FTA에 따른 효과를 지배적으로 확대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對EU 수입비중이 높은 기계 및 화학업종은 당분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對EU 경쟁력 측면에서 낮은 것으로 나타난 일반기계, 정밀화학 등은 경쟁력 열위가 확대되고 있어 FTA체결 이후 부분적인 시장 잠식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음식료, 의류, 섬유, 화장품, 제약 업종의 경우에는 부분적으로 고전이 점쳐지고 있다. EU의 관세 철폐로 고가의 의류, 와인, 화장품, 액세서리 등의 제품의 가격이 낮아지면 국내 수입이 늘면서 국내 시장의 잠식의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황유식 SK증권 연구원은 “관세 철폐에 따라 가격이 낮아진 제품이 수입이 될 경우 아무래도 관련 업종에 영향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EU 수입품 대다수가 워낙 고가품이다 보니, 관세가 8~12% 철폐된다고 해도 가격 인하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약업계의 경우에는 대형제약사와 소형제약사간 차별적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FTA 기준에 따라 생산설비 설치 기준이 강화되는데 이 경우 대형제약사의 경우 이미 상당부분 투자를 진행해 놓거나 이미 완료한 상황이어서 수출 확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지만, 소형 제약사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EU FTA 체결 임박에 따른 수혜 업종과 관련해 "아직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이 여전한 상황ㅇ에서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정경준 기자 jkj85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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