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은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장남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의대를 나와 서울대 의대교수를 지냈다.
의사시절인 1993년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았고 1996년 교보생명 이사회 부회장이 됐다. 2000년 5월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선 후 15년 동안 교보생명을 경영하고 있다.
신 회장 취임 당시인 2000년 교보생명은 IMF외환위기로 큰 시련에 직면해 있었다. 거래하던 대기업이 연쇄 도산하면서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됐다. 그 여파로 무려 2540억원의 적자를 냈다.
생존을 걱정할 만큼 큰 위기였지만 업계의 오랜 관행인 ‘외형경쟁’ 후유증으로 회사는 안으로 곪아 있었다. 그는 위기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착수했다. 외형경쟁을 중단시키고 대신 고객중심, 이익중심의 퀄리티(Quality)경영이라는 처방을 내놨다.
질적 성장과 내실로 승부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은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다. 신 회장이 몰고 온 변화혁신의 바람은 교보생명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놓으면서 괄목할만한 재무적 성과로 이어졌다.
취임 당시 2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교보생명은 매년 5000억~6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그에게 또 한번의 위기가 왔다. 바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모든 회사에게는 위기였지만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실현한 교보생명은 당시 생보업계 전체 순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퀄리티(Quality)경영이라는 철학에 맞게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은 매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글로벌 우량보험사의 기준(200%)를 크케 상회하는 270.1%로 향상됐으며(올해 6월 기준)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004년 이후 줄곧 대형 3사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취임 당시 3500억원 수준이던 자기자본은 현재 7조원으로 늘었다. 15년 동안 20배 가까이 늘린 경이적인 기록이다. 신 회장은 업계에서 솔선수범의 리더로 통한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임직원들과 함께 발을 맞춘다.
변화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는 ‘나부터, 위에서부터, 쉬운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신창재 회장은 아쉬움을 보인다. 작년 신 회장은 '숙원사업'이었던 은행업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연초부터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의사를 적극 보였지만 결국 우리은행 인수에 실패하면서 M&A에 약한 '학자 스타일' 경영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한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올해 인터넷은행 진출 까지 무산되면서 업계에서는 신중한 것은 좋지만 본인의 의견을 펼치지 못하고 이사회에 끌려다닌다는 평가다.
보험시장은 이제 뉴 노멀 시대에 돌입하며 보험사에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경쟁사인 한화생명은 2003년 부터 해외진출은 시작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한 뒤 2011년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인터넷 은행'이라는 신사업에도 진출했다.
이제 보험 뿐 아니라 모든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신중한 신창재 회장에게는 빠르게 회사의 방향성을 정하고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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