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 중 하나는 경제성장률이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 있으면 미래 주식수익률도 더 잘 예측할 수 있을 줄로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경제성장률이 향후 주식시장을 전망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운용사 뱅가드는 보고서에서 "단지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어떤 국가의 주식시장이 다른 국가보다 우수한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은 이미 제이 리터의 논문 '경제성장이 투자자에게 좋은 걸까'에서 지적된 바 있다. 논문에 따르면 1900년부터 2011년까지 112년 동안 주식시장을 운영해온 19개 국가에서 해당 통화로 측정했을 때 주가수익률과 1인당 GDP성장률 간 상관관계는 -0.39였다. 1900년 당시 투자자들은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더 낮은 국가에 속한 기업에 투자했을 때 더 돈을 벌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특히, 중국은 1988년부터 2011년까지 경제성장률은 연간 9%였는데 반해 주가수익률은 -5.5%로 논문의 결과를 강력히 뒷받침한다.
살아있는 투자전설이자 오마하의 현인인 워런버핏도 투자자에게 거시경제의 성장스토리에 집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경제성장 말고 어디에 주목해야하는걸까? 이에 대한 제이리터의 답은 간단하다. "현재의 이익수익률에 집중하라"다. 다시 말해 미래에 우리가 얻게 될 수익률은 전적으로 현재 지불하는 가격이 얼마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싼 주식을 사는 게 능사는 아니며 중요한 것은 경쟁력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 가격에 매수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만일 투자자가 그 자산을 싼 가격에 매수했다면 이미 돈은 자연스럽게 쌓여있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 대부분 경제성장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멀리하는 우를 범한고 주가는 침체된다. 이때 현명한 투자자들만 자산을 매수하는 최적의 시기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뿐이다. 제이리터는 "강력한 경제성장이 주식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미신에 불과하다"며 "이를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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