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베트남펀드 '부활'…이번엔 믿어도 될까
TPP타결 수혜 '주목'…자사배분 관점서 접근해야
2015-10-28 15:01:14 2015-10-28 15:01:14
‘반토막 펀드’로 불리며 투자자들의 눈물을 뽑았던 베트남펀드가 신흥국 투자처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젊은 노동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여기에 베트남 정부의 증시선진화 정책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 등 호재가 적지 않아 향후 전망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베트남펀드 3년 수익률 60%대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26일 기준 베트남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2'는 연초 이후 10.78%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펀드 수익률이 2%인 것에 비해 다섯 배 높은 수익률이다.
이어 '한국투자베트남자1(주혼)(C)'는 8.2% '미래에셋베트남(주혼)C-A'도 같은 기간 6.9% 수익률을 올리는 등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계추를 길게 가져가면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2(63.40%)` `미래에셋베트남1(혼)A(64.40%)` `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1(58.14%)` `IBK베트남플러스아시아(60.63%)` 등 대부분 펀드의 3년 성과가 60%전후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일본(86.26%)과 미국(80.98%)을 제외하면 베트남보다 높은 수익을 나타낸 곳은 없다. 
 
이같은 개선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지난 3년간 베트남 증시는 꾸준히 강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VN지수는 2007년 1,100선을 돌파한 후 금융위기를 겪으며 250선까지 하락했지만 2012년 이후로는 뚜렷한 회복, 최근 3년간 지수 상승률은 40% 수준이다. 올 들어서도 8월 조정시점 이전까지 12%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유일하게 동남아신흥국 가운데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이 신흥아시아 국가 중 가장 유망한 시장”이라며“베트남 정부가 최근 2~3년 동안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펼쳤고 금융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은행건전성을 강화했다”며 증시 상승 배경을 설명했다.
 
향후 베트남시장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경제체력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베트남은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도는 6.3%를 기록, 최근 7년 동안 가장 높은 성적을 보였다.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중 6%를 웃도는 성장률을 보여준 곳은 베트남이 유일하다. 해외투자자들은 베트남이 보유한 양질의 우수한 노동력을 주목한다. 베트남은 인구의 60%이상이 연령대가 15~54세에 몰려 있고 65세 이상 인구는 6%에 불과하다. 중간값인 중위연령은 29세로 중국의 37세에 비해서도 훨씬 젊다. HSBC는 보고서에서 "지난 4년간 글로벌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며 "제조 허브로서의 베트남의 매력도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TPP 협상타결 최대 수혜국 
사진/ 로이터
특히, 최근 TPP 협상타결로 베트남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TPP는 참여하는 12개국의 경제규모는 총 26조6000만달러로 전세계의 38%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경제권이다.
 
전문가들은 TPP 회원국에서 생산된 원료나 부품으로 만든 완성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누적 원산지' 조항 덕분에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이 글로벌 생산기지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TPP 체결로 해외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수출은 물론 내수 시장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면서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할 신흥국으로서 주목받고 있어 증시의 상승세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선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9월부터 49%로 제한했던 상장기업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한도를 100%로 확대했다. 베트남은 과거에도 외국인 투자완화 시점에서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였던 만큼 이번에도 오를 것이란 기대가 많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연구원은 “규제완화 이후 2006년에는 상장기업 수가 증가했고 베트남VN지수는 2007년 10월 역사적 최고점인 1170선까지 올라섰다"며 "이번 규제완화도 2005년 사례와 같이 호재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배경을 감안하고도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시가총액이 GDP대비 30%수준으로 글로벌평균보다 낮아 추가 상승기대가 크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 미성숙..분산투자해야
물론 베트남시장이 유망한 투자처이긴 하나 주의해야할 점도 많다. 베트남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550억달러(55조원) 수준으로 한국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3분의 1수준이다. 아울러 거래금액의 90%가 개인투자자라는 점도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시장 규모가 작고 시장을 받쳐줄 기관이 없다는 것은 그 만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베트남 펀드는 중국 펀드와 함께 2006~2007년 해외 펀드 투자 열풍을 몰고 왔으나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국가 중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악몽을 가져다준 펀드이기도 하다”며 “베트남 전망이 밝기는 하지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일정 비중을 담아 장기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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