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농식품가공영농조합법인'은 강화도와 맞닿아 있는 김포시 월곶면에 위치한 김포농업기술센터 한켠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이다.
이 법인은 지난 2010년 10월 김포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가공관련 교육을 수료한 지역민들에 의해 설립됐다. 현재 9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명은 지역 내 여성이다.
한적한 센터 주변과 달리 사무실 안은 이달 말 새로운 제품 출시를 앞두고 분주했다. 이 곳에서 김포농식품가공영농조합법인을 이끄는 배효원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배효원 김포농식품가공영농조합법인 대표. 사진/김포농식품가공영농조합법인
◇"김포쌀을 원료로 건강한 먹거리 제공"
기업에 대해 묻는 질문에 배효원 대표는 "김포 여성 농업인들이 모여서 만든 조합법인으로 보면 된다"며 "우리가 농사지은 것을 가공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해 이렇게 법인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법인 설립은 식품가공에 대한 관심으로 부터 시작됐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이뤄진 가공교육 수료생들이 모여 하나의 기업을 만든 것이다.
"평소에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그래서 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듣게 됐지요. 가공식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기구가 필요한데 센터에서 기구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면서 법인까지 설립하게 됐습니다"
설립된 이후 지난 2013년 12월에 고용노동부로 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이 곳에서 생산한 제품은 '마미스트'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마미스트의 모든 작업은 지역 내에서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지역민들이 지역 농산물을 원재료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농업인들의 판로에 도움을 주면서 지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들 다 키우고 난 후에 여성들이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도 기회가 많지 않죠. 그런데 이렇게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니까 직원들이 좋아합니다"
직원 9명 가운데 6명이 여성이다. 이들은 제품개발과 생산에 때로는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에 큰 보람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마미스트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주로 쌀을 원재료로 할 수 있는 것들로, 미숫가루, 강정, 유과, 조청 등 총 30가지에 이른다.
배 대표는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원료로 해서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은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우리 가족에게 먹인다는 신념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지역내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매주 이뤄지는 독거노인들을 위한 김포시자원봉사센터의 '사랑의 밥차' 활동에서 마미스트가 200여명 노인의 간식을 담당하고 있다. 또 매년 지역아동센터에 간식 선물세트를 제공하는 등 지역 내 공험 사업에도 열심이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미스트의 매출도 성장세를 보였다. 설립 초기 당시 5000만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2억원을 훌쩍 넘었다.
직원들이 마미스트 제품을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김포농식품가공영농조합법인
◇"대량 생산, 제품 개발 등 어려움도 따라"
하지만 마미스트 역시 영세한 사회적 기업 중 한 곳으로 어려운 점도 뒤따랐다.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신념은 대기업 브랜드 이상으로 자부하고 있지만, 여느 영세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판로, 대량생산 등에 있어 어려움을 느끼고 있죠."
현재 마미스트는 쌀을 이용한 잼 개발 마무리에 한창이다. 지난 4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7~8개월 가량 총력을 기울인 제품이다. 설탕대신 조청을 이용했으며, 여기에 아로니아 등 베리류를 넣어 잼을 만드는 방식이다.
"작은 기업 안에서 제품개발, 상품 라벨부터 포장까지 모두 담당하는 것이 쉽지 않죠. 판로를 확보하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판로를 확보해도 생산량을 맞추기 역시 쉽지 않아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홈쇼핑에서 마미스트의 제품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생산량이 적다보니까 계약까지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소량생산은 높은 단가로 이어져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마미스트의 경우 국내산 원료를 쓰다보니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마미스트 제품은 지역 로컬푸드 매장 2곳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각종 행사 때마다 지역 곳곳에서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포화된 국내 시장 벗어나 해외로"
마미스트는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포화된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배효원 대표는 "식품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시장이 포화된 상태"라며 "도라지청만 해도 생산하는 곳이 20곳이 넘기 때문에 우리 순수 농산물을 가공한 제품을 가지고 해외에서 길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삼미숫가루의 경우 일본과 싱가폴에 수출을 한 경험이 있는 배 대표다. 이어 이번에 개발한 조청잼을 가지고 중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홈쇼핑에 노크하고, 개발한 제품을 가지고 수출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일이 잘 풀리면 내년에는 공장을 지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마미스트에게 '지속 가능성'은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다.
그는 "한번 시작한 사회적 기업으로 앞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도록 이끌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 역시 정부에서 사회적기업을 무분별하게 늘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간다는 데에 공감했다.
"사회적 기업으로 초기에 지원이 이뤄지는데, 보통 지원이 끝나면 그만두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워낙 영세하다보니 오래버티기가 힘든 것이죠. 사회적기업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지정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을 장기적으로 늘려서 살아남는 기업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죠."
배 대표는 "아직 마미스트 브랜드 인지도는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김포의 우수농산물을 널리 알리고 초심을 잃지 않는 신념으로 사업을 이어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며 "끝까지 살아남는 사회적 기업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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