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경제가 심상치 않다. 중국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공황분위기다. 올 들어 상하이종합지수는 19% 폭락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3000선마저 무너졌다. 원인을 한 마디로 단언하기는 쉽지 않지만, 지속적인 위안화 절하가 경기하강 공포를 심화시키면서 외자 이탈과 투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갈지자 정책에 대한 불신이 시장 혼란을 부추긴 결과다.
중국은 지난 6개월 사이 위안화 환율을 고시하는 방식을 두 차례 변경했다. 지난해 8월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시장이 결정한 가격을 기준환율에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해놓고서는 새해 들어서는 시장 결정환율을 무시한 채 위안화 가치를 낮췄다. 하지만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 전망과 역내·외 환율 격차로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는 다음 이틀 동안 다시 방향을 바꿔 위안화 가치를 0.92%나 올린 고시환율을 발표했다.
이렇게 매일 고시되는 위안화 환율은 어떻게 정해지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중국의 정책이 불투명하다 보니 예측도 불가능하다.
중국의 투명성 부족은 통화정책 만이 아니다.
국제 경제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정한 6.5%에 못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성장률이 6%대라는 중국 정부의 발표는 허구이며 실제로는 3%대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많다.
지난주 시장의 예상을 깨고 위안화 기준으로 전년대비 2.3% 깜짝 증가를 보인 중국 수출도 의구심을 키운다. 홍콩의 수출 급증을 이유로 중국 수출 증가가 과대 포장됐다는 해석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의 각종 통계는 거의 매번 신뢰성을 의심받아왔다. 지방정부 차원의 의도적인 부풀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고, 중앙정부 차원의 개입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며 '차이나 디스카운트'라는 조롱거리가 되기 일수였다.
중국 경제는 두 자릿수 고도성장 시대를 끝내고 경제의 무게 중심이 제조업에서 금융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역할도 일방적인 정책 집행이 아닌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공개는 필수적이다.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G2라 불린다. 위안화는 IMF의 특별인출권(SDR)에 포함되면서 국제통화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투명성에 의문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진정한 G2국가로의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중국 당국이 신뢰를 얻어야 한다.
김선영 국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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