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조용한 ADHD? 공포마케팅의 산물
2016-02-15 14:33:51 2016-02-15 14:33:57
한 고등학생의 어머니께서 그 학생의 선생님께 아이가 조용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의심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상담해온 적이 있다. 아이는 조용한데 학업 효율도 안 좋고 멍하니 집중을 잘 못한다는 이유였다.
 
ADHD 라는 진단, 부모에겐 무서운 진단이다. 그런데 주의력이 떨어지고 집중이 안된다는 단순 현상에 ADHD라는 전제를 놓고 조용한 유형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물론 ADHD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아닐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즉 조용한 아이가 멍하니 있으면서 학습성취가 미약한 상태라면 그 원인은 다를 가능성이 훨씬 많다.
 
가장 먼저 확인해봐야 하는 것은 지능 상태이다. 지능이 떨어지는 상태에서는 고학년이 되면서 학습 효율이 더 떨어져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고학년수업에 적당한 지능상태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적정 지능이라도 학습의 효율을 방해하는 요인은 훨씬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학습의지의 결여가 큰 경우가 많다. 학생이 다른 부분에 큰 욕구를 가진 상태이기에 학습에서 욕구자체가 발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멍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간절히 열망하는 상태인 경우이다.
 
또 다른 큰 이유는 심리적인 불안감, 긴장감. 우울상태, 강박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초등학교 시절 무난하다가 청소년기에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는 정서장애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사춘기에 불타는 청춘들의 심리적 동요상태에 집중을 원한다면 과잉 욕심일 것이다.
 
지능도 정상이고 학습욕구도 왕성하며 심리상태도 지극히 안정적인데 멍하면서 집중을 못하고 글을 읽어도 집중이 잘 안된다고 한다면 또 하나의 이상증세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른바 시각적인 집중력 이상이다. 이런 경우는 글을 읽을때 어디를 읽고 있는지 자꾸 위치를 잊어버리게 되고 읽은 내용이 머릿속에 남기 보다는 읽는 행위자체가 버거워 집중력유지도 어렵고 학습자체가 잘 안 된다. 이는 ADHD와는 명백히 다른 종류의 기능 문제이므로 반복적인 시지각 훈련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조용한 ADHD란 실은 과잉행동은 거의 없고 주의력이 부족한 ADD(주의력 결핍장애)를 지칭하는 말이다. 공부나 시험 중에 집중을 못하여 엉뚱한 실수를 반복하고 쉬운 숙제도 제때 마치지 못하며 누가 말을 걸어도 듣지 않고 딴짓을 한다. 정리정돈을 못하여 어지럽고 물건은 항시 잊어버려서 칠칠맞지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래서 부모와 갈등이 항상 문제시되며 가만히 멍하다가도 뭔 소리가 나거나 하면 이내 관심이 그리로 쏠리는 촐싹이, 이런 유형의 아이들은 초등학교시절부터 이미 보여지는 패턴들이 있다.
 
조용한 ADHD? 누가 명명하였는지 정말 무섭게 만들어진 병명이다. 적당하게 공포감을 유발되는 공포마케팅의 산물이다. 아이가 말수도 적고 행동도 조신하나 학습이 부진하다 해서 모두 조용한 ADHD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능적 이상이 없더라도 시지각기능이나 청지각기능과 연관된 집중력 유지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진단해보고, 아이에게 학습욕구가 존재하는지 아닌지, 그리고 심리적 불안정 증세가 있는지 심리적인 측정이 있어야 한다. 부모님들이 단순 학습부진을 조용한 ADHD로 몰고 가는 공포마케팅에 쫓기지 말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력적인 진단과 상담과정을 거치기를 바란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경원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