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MWC) 2016’에서 차세대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영역 다지기에 나섰다. 생활가치 플랫폼을 담당하는 주지원 SK텔레콤 상품마케팅본부장은 22일(현지 시간) “사업과 조직 운영 상의 변화를 토대로 과거 싸이월드, 멜론과 같은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플랫폼’ 개념을 도입하게 된 것은 각 분야에서 우수한 파트너들과 함께 사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 중 ‘생활가치 플랫폼’은 고객이 일상에서 더욱 다양한 가치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통신의 의미를 확대하겠다는 시도다.
주 본부장은 “과거에는 구축된 사업들의 합종연횡이었다면 이제는 각 사업별 생태계를 만들고 여기서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 손 잡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지원 SK텔레콤 상품마케팅본부장이 ‘생활가치 플랫폼’ 추진 배경과 사업 현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현재 SK텔레콤의 생활가치 플랫폼에는 ▲직매입 기반 중고 거래 ‘딜라이트’ ▲반려동물 서비스 포털 ‘펫트윈’ ▲자녀 케어 및 또래 커뮤니티 ‘클럽 T키즈’ 등의 파트너사들이 들어와 있다. 각 서비스별 고객들의 관심 영역에 기반해 필요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빠르게 해당되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 확대 전략이다.
주축은 ‘T밸리’와 ‘생활가치부문’ 두 조직이다. T밸리는 SK텔레콤의 미래사업 전담조직으로, 2014년 12월 구성돼 지난해 5월 팀 구성을 마쳤다. 생활가치부문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마케팅부문의 명칭이 변경된 것으로, 상품마케팅본부와 홈사업본부가 중심이 되고 있다.
T밸리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일종의 ‘벤처 생태계’를 따르는 조직이다. 산하에 빌리지와 캠프 조직을 유연하게 운영해 사업 추진의 기민성을 높였다. 또 생활가치부문은 이동통신(MNO) 사업 가치를 확대할 수 있도록 보다 규모가 큰 서비스들을 만들고 있다. 주 본부장은 “상품마케팅본부도 최근 상품 기획과 개발까지 자체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자기완결적 출시 프로세스를 구축해 빠른 실행과 시장 검증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SK텔레콤은 싸이월드, 네이트온 등의 사업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최근 멜론 지분 전량을
카카오(035720)에 매각하면서 또 한 번 대어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주 본부장은 “멜론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여러 시도를 했고 성공 가능했던 사례들 중 아쉬운 경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네이트온, 싸이월드 사례는 대기업의 조직문화도 원인으로 꼽히지만 위험에 대한 우리의 태도도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만 해도 모바일 비즈니스가 이렇게 빠르게 다가올지 몰랐던 것”이라며 “하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고객 트렌드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고, T밸리는 대기업의 서비스 잠식에서 자유로운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자칫하면 기존 생태계에 포식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떤 서비스든 고객이 다른 방식으로 이용해 왔을 뿐 듣도 보도 못한 것을 만들기는 어렵다”며 “고객에게 더 많은 편의와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전체 산업 가치를 키우면서 그동안 시장 접근이 어려웠던 부분에 우리가 매개체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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