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 2학년 정규교과에서 영어과목을 빼고, 3~6학년의 영어교육을 일정한 시수로 제한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해당 고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5일 영훈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등이 "교육부장관이 초등학교 영어교육시간을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고시한 것은 교육받을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고시 부분은 초등학생의 전인적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영어과목에 대한 사교육의 지나친 과열로 인한 폐단을 막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며영어교육의 편제와 시간 배당을 통제하는 것은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또 "특히 저학년은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반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익숙해져야 한다"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정된 시간에 교육과정을 고르게 구성해 초등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초등학생의 영어교육이 일정한 범위로 제한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등학교 1, 2학년은 공교육 체계 하에서 한글을 처음 접하는 시기로, 이 시기에 영어를 가르칠 경우 한국어 발달과 영어교육에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는 이상 사립학교에게 특수성과 자주성이 인정된다고 해도 자율적 교육과정 편성이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넘어 허용된다면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해 종국에는 사회적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교육부장관은 2012년 12월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고시를 발표하고 이듬해년 7월 전국 사립초등학교에 대해 ‘정규 영어교과 이외의 영어교육 및 외국 교과서(교재) 활용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76개 사립초등학교 중 32개교가 1, 2학년에게 정규교육과정이 아닌 영어수업을 하고 16개교가 영어 이외 시간에도 영어수업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육부장관은 같은 해 9월 ‘사립초 영어교육 관련 정상화 추진 계획’을 수립했고 서울시교육감은 관내 교육지원청 교육장들에게 ‘사립초 영어교육 관련 정상화 추진 및 특별장학 계획’을 첨부해 영어교육 정상화 취지의 공문을 각 사립초교 교장들에게 보냈다.
이 공문에는 1, 2학년 정규교과에서 영어과목을 빼고, 3~6학년의 영어교육을 일정한 시수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영훈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영어교육제한 근거 고시가 교육받을 권리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사진/헌법재판소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