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두 달 연속 하락하며 저유가 기조를 뒤늦게 반영했다. 다만, 국내 LPG 가격은 유가 영향에 앞서 아람코가 정하는 국제 LPG 가격(CP)에 좌우되는 만큼 향후 내림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SK가스와 E1은 이달 1일부터 가정·상업용 및 산업용 프로판, 자동차용 부탄 등 LPG 공급가격을 전달 대비 모두 kg당 55원 내렸다. GS칼텍스(프로판 57원, 부탄 55원 인하), S-Oil, SK에너지(프로판, 부탄 55원)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인하했다. 앞서 각 사들은 지난 2월에도 평균 20원 규모로 가격을 인하했다.
LPG는 석유 정제 및 천연가스 액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중 하나로, 이론적으로는 유가가 떨어지면 LPG 가격도 하락한다. 하지만 국내 LPG 가격은 국제유가 동향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정하는 CP에 따라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 중동, 유럽 등 전세계 LPG 거래 기준 가격은 CP로 결정된다"며 "원유는 시장이 커서 가격 변동 요인이 많지만 LPG의 경우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만큼 산유국 업체들을 대표해 아람코가 사실상 가격을 결정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저유가 기조가 심화되던 지난해 말 CP가 역으로 오르는 상황도 발생했다. 당시 아람코는 10월부터 12월까지 세 달 연속 CP를 올렸고, 동결로 버티던 국내 LPG업계 역시 12월 인상을 결정했다. 한국LPG산업협회, 대한LPG협회, 한국LP가스판매협회중앙회 등 국내 LPG 관련 3개 단체는 아람코에 공문을 통해 우려를 표했으나 요지부동이었다.
이번 국내 LPG업계의 가격인하 결정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CP 인하가 이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프로판은 지난해 12월 톤당 460달러에서 올해 1월 345달러, 2월 285달러로 떨어졌으며, 부탄은 같은 기간 475달러에서 390달러, 315달러를 기록했다.
4월 국내 LPG 가격은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월 CP 가격이 각각 5달러씩 상승한 데다, 국제유가 역시 산유국들의 원유생산량 동결 이후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4월 LPG가격은 시장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국제유가와 CP 상승, 고환율 등이 이어지는 등 가격인상 요인은 뚜렷하다"고 말했다.
국제 LPG 가격이 지속 오르던 지난해 12월, 한 충전소에서 택시가 차량용 부탄을 충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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