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의 5배가 넘는 고금리로 대출을 하면서 지난해 이자 순이익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5년 79개 저축은행의 이자 순이익(잠정)은 2조4992억원으로 2014년(2조150억원)보다 24% 증가했다. 이자 순이익은 저축은행이 대출 후 거둬들이는 이자 등 이자수익에서 예금 수신과 채권 발행 등으로 나가는 이자비용을 뺀 마진이다.
저축은행의 이자 순이익은 2011년 3조원에 육박했지만, 저축은행 부실 사건으로 고객이 줄면서 2012년 2조894억원으로 급감했고 2013년 2조472억원, 2014년 2조15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에 집중하면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이 커진 컷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예대마진은 9.78%를 기록, 2년 전(7.21%)과 비교해 2.57%포인트나 커졌다.
같은 기간 동안 예금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는 연 2.86%에서 2.12%로 0.74%포인트 낮아진 반면,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0.07%에서 11.9%로 1.83%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2.5%에서 1.5%로 1%포인트 떨어졌다.
이처럼 평균 대출 금리가 올라간 것은 저축은행들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고금리 신용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6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어 고금리를 받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신용 대출이 가장 많은 SBI저축은행은 전체 가계 신용 대출에서 연 27.9%가 넘는 고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9.75%로 절반 정도였으며 두 번째로 많은 HK저축은행도 27.9%가 넘는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63.66%였다. 이 밖에도 신용대출이 많은 OK저축은행(49.33%)과 웰컴저축은행(61.43%), 친애저축은행(49.77%)로 고금리 대출비중이 절반을 넘거나 육박했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9.3%로 2년 전(20.2%)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저축은행들이 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 3일 대부업법을 개정해 법정 최고 금리를 종전 34.9%에서 27.9%로 하향 조정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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