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이르면 내달 초 헤지펀드 출범
이동훈 본부장 "글로벌 헤지펀드에 도전장"
2016-04-11 15:30:02 2016-04-11 16:53:11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NH투자증권(005940)이 이달 말 헤지펀드 출범을 본격화한다. 정부의 금융투자업 인가 제도와 관련한 헤지펀드 가이드라인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다. NH투자증권은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장 먼저 헤지펀드 운용 자격을 취득했지만 제도에 발목이 잡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11일 이동훈 NH투자증권 헤지펀드추진본부장은 "이달 말 헤지펀드 등록을 마치면 내달 초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1호 헤지펀드의 초기 운용자금 목표는 3000억원으로 잡았다. 현재 보유한 고유자금 2000억원에 NH금융지주 계열사인 은행, 화재, 생명, 생보로부터 추가 펀딩 1000억원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타깃은 기관투자가다. 최소 가입금액은 30억~50억원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무엇보다 충분한 자기자본투자로 책임성을 강화하는 등 기존 한국형 헤지펀드보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헤지펀드가 뮤추얼펀드와 가장 큰 차이를 두는 것이 바로 자기자본운용이라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헤지펀드추진본부가 그간 쌓아온 내부운용 수익률도 주목된다. 본부는 최근 5년 연 평균 18~19% 수익률을 거두며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이 본부장은 "매년 200억~300억원을 벌었고 지난해 상반기 코스닥 시장과 개별주 성과에 힘입어 두 배 이상의 성과(700억원)를 냈다. 일찌감치 치밀한 사전작업을 벌이며 쌓아온 자기자본 운용 노하우와 다양한 헤지펀드 운용전략 등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본부는 기존 헤지펀드들이 구사하는 롱숏 전략(상승 예상 종목을 매수하고, 하락 예상 종목을 공매도하는 전략) 외에도 크레딧메자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과 채권의 혼합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 글로벌 매크로(시장의 방향과 그에 따른 각 나라별 주가지수와 개별지수 환율,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장기적으로 예측해 투자하는 전략) 등 10가지가 넘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헤지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본부는 이날 여의도 농협재단 빌딩에 헤지펀드 트레이딩 센터를 개점했다. 고객자산을 운용하는 부서와 증권사 고유자금을 운용하는 부서간의 완벽한 정보교류차단(차이니즈월)을 위한 것으로 보수적인 내·외부 규정에 따라 센터를 별도의 건물로 분리해 뒀다.
 
현재 헤지펀드본부는 이동훈 헤지펀드추진본부장 외 20여명의 운용 인력과 자체 준법감시 조직을 포함한 10여명의 지원 인력으로 구성됐다.
 
한편 대형증권사 헤지펀드 출범으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한 단계 레벨업에 진입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기존 헤지펀드 시장이 이미 신생 헤지펀드 위주로 차별화되고 있어 대형사의 진입이 큰 위협은 아닐 수 있다"면서도 "NH투자증권 헤지펀드본부는 우수한 전략과 인력 풀, 위험관리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성공 안착한다면 한국형 헤지펀드 전체 자금유입액이 증가하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11일 여의도 농협재단 빌딩에서 헤지펀드 트레이딩 센터 개점 행사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염상섭 경영전략본부장, 김광훈 경영지원총괄, 김원규 대표, 이동훈 헤지펀드추진본부장, 조규상 트레이딩 사업부 대표. 사진/NH투자증권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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