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이틀 연속 홈런포를 터뜨리며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홈런은 물론 아시아 기록까지 넘을 기세다. 예상보다 빨리 미국 무대 적응을 마친 박병호다.
박병호는 20일(한국시간)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 경기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19일 밀워키전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포를 날린 박병호는 벌써 시즌 4호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LA 에인절스전까지 포함하면 최근 4경기에서 무려 3홈런을 날렸다.
박병호는 아메리칸리그 홈런 부문 1위인 로빈슨 카노(시애틀 매리너스),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선두 그룹에 1개 뒤진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팀 내에선 트레버 플루프에게 2개 앞선 홈런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팀은 물론 리그 전체에서도 손꼽을 만한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셈이다.
박병호는 올 시즌 12경기에 나서는 동안 4번의 손맛을 봤다. 3경기당 1개를 담장 밖으로 넘긴 박병호는 이러한 흐름이라면 정규 시즌 148경기가 남은 현재 49개의 홈런 추가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50홈런 고지를 밟는 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입성 당시 예상한 20~30홈런은 충분히 때릴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가 20홈런 고지를 넘어 30홈런까지 가뿐히 넘는다면 메이저리그 내에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역대 최고 슬러거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지금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지난 201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22홈런을 터뜨린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로 범위를 넓히면 2004년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31홈런을 터뜨린 마쓰이 히데키(일본)를 넘어야 한다.
박병호의 강점은 단연 힘이다. 추신수는 물론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다른 한국인 타자들보다 확실히 뛰어난 파워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고 있다. 미국 매체 'ESPN'에 따르면 박병호의 올 시즌 4개 홈런 평균 비거리는 132m로 메이저리그 1위다. 국내와 빅리그 투수들의 실력 차가 존재하지만, 박병호의 타격을 보면 이를 전혀 느낄 수 없다.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던 2012년 31홈런을 시작으로 2013년 37홈런, 2014년 52홈런, 지난해 53홈런을 기록했다. 해마다 진화하며 홈런 수를 늘렸지만 당시 홈인 좁은 목동구장의 특수를 누렸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힘이라면 국내 활약은 '가짜가 아닌 진짜'였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박병호가 20일 밀위키전에서 시즌 4호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달 7일 탬파베이와 시범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리는 장면.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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