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모펀드에 10조원 몰려…구조조정 가속화로 지속 성장
기업 인수합병 매물 증가 영향…금융당국 "성장세 지속될 것"
2016-04-25 17:52:00 2016-04-25 17:52:00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기업들의 구조조정 가속화로 인수합병(M&A) 매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내 사모펀드(PEF) 산업도 꾸준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PEF가 다양한 기업 매물 인수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자금 모집과 투자 집행 등 전 부문에서 연간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국내 PEF 산업 규모가 제도 도입 후 연간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PEF 316사의 신규 자금모집 규모는 10조2000억원으로 2014년(9조8000억원) 보다 4% 증가해 처음으로 10조원대에 진입했다.

 

약정액 기준 상위 3개 전업운용사(GP)의 자금 모집 규모는 4조2600억원으로 전체의 41.8%를 차지했다. 상위 운용사는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2조34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한 MBK파트너스, 한온시스템 인수를 추진한 한앤컴퍼니(7800억원), IMM프라이빗에쿼티(1조1400억원)다. IMM프라이빗에쿼티의 경우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신규 자금을 모집했다.

 

PEF의 성장세는 경기 둔화로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 속도가 가팔라지고 M&A 시장에 매물이 대거 나오는 여건에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M&A 거래대금은 77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거래 건수도 427건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신설 PEF 수는 사상 최대인 76개사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71개사가 설립된 데 이어 2년 연속 70개사 이상 신설됐다. 신설 펀드 중 프로젝트PEF 비중은 65.8%(50개사)로 전년 74.6%(53개사)에 비해 8.8%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프로젝트PEF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고 설립된 펀드를 뜻한다.

 

지난 1년간 PEF의 투자 집행 규모도 12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PEF들이 국내 초대형 바이-아웃 딜(Buy-Out deal·지분 인수를 통한 경영권 취득 목적의 거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투자 규모는 2014년(4조9000억원)보다 161%(7조9000억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6월 진행된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인수 건의 경우 총 거래대금(3조9000억원) 중 2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집행됐다. 같은해 9월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는 거래대금 7조2000억원 중 2조9000억원의 투자가 집행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PEF의 차입금은 10조3000억원으로 2014년(7조7000억원)보다 33.8%(2조6000억원) 늘었다. 업종별로는 국내 제조업(100개사)에 6조원을 투자했고, 이외에도 유통업, 운수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EF가 투자한 해외 기업 수는 전체 대상 기업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PEF의 지난해 투자금 회수액은 5조8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2014년의 3조5000억원에 비해 66%(2조3000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 2008~2011년 설립된 PEF의 존속기간(5~8년)이 만료되면서 자금이 회수됐다.

 

특히 2012~2014년 만들어진 중소형 블라인드 PEF를 중심으로 투자 집행과 자금 회수가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KDB시그마PEF가 현대제철 컨소시엄에 동부특수강을 2900억원을 받고 매각한 건을 비롯해 KoFC IBKS 케이스톤PEF가 금호고속을 금호터미널에 4150억원에 내다판 건, 보고PEF가 중국 안방보험에 동양생명을 매각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융당국은 기업 구조조정 활성화와 M&A 매물 증가의 영향으로 국내 PEF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용석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은 “올해 이후 기업 구조조정 가속화에 따른 매물 증가와 국내 연기금의 대체투자 확대로 PEF 산업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PEF가 모험자본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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