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이란과의 정상회담을 통한 건설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의 방문 직후
각종 개발 합의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다만, 양해각서(MOU)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결과를 내놓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금융에 대한 부분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정식 수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3일 정부에 따르면 이란과의 정상회담 결과 이란과 체결한 MOU 규모는 약 52조원에 이른다. 특히, 에너지 재건사업과 인프라 건설 등 우리 건설업계의 진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대림산업(000210)은 박티아리 수력발전 댐과 이스파한-아와즈 철도 건설 사업의 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두 사업의 규모는 각각 19억달러와 53억달러에 달한다. 베헤쉬트 아바드 댐 및 도수로 사업(27억달러), 이스파안 정유시설 개선 사업 재개(16억달러), 사우스파 LNG 플랜트(35억달러) 등도 대림산업이 참여한다.
이란 시장 진출은 저유가 등에 따른 해외수주 기근 속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식 계약이 아닌 MOU 단계인 만큼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금융지원처장은 "프로젝트에 따라 진행 상황에 큰 차이가 있다. 초기 단계 사업의 경우 너무 세부적으로 거론되면 가격을 내세운 중국 등의 참여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계약이 달러나 유로화로 진행되기 때문에 결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사업 수행으로 연결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 부담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강 처장은 "금융을 우리가 가지고 가야한다. 이란에서 많아야 15%를 부담하고, 나머지 85% 정도는 우리가 투자를 해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85% 가운데 10~20% 정도는 민간금융이나 산업은행 등에서 채워줘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계 역시 아직은 낙관할 단계가 아니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정식 계약이 아니고, 앞으로 많은 과정이 남아있다"며 "MOU는 이란 측에서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는 등 법적인 효력이 없는 만큼, 실제 수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장관이 압바스 아훈디 이란 도로도시개발장관과 인프라협력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