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최경수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이 인공지능이 자본시장에 가져올 변화를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규제 패러다임을 설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31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국제회의장에서 학계·법조계·업계·관계기관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본시장 인공지능(AI) 활용과 규제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진행된 ‘2016 건전증시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건전증시포럼은 불공정거래 등 자본시장 규제 관련 정책과제 발굴과 방향 모색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시장감시위원회가 매해 실시하고 있다.
이날 최경수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로봇이 투자자의 정보를 고려해 시장상황에 맞는 자산운용, 투자자문서비스 등 정보력이 부족한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투자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인공지능 발달에 따른 투자행태 변화가 이제까지와 다른 거래질서 교란행위와 규제 사각지대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이 자본시장에 가져올 변화를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규제 패러다임을 설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앞으로 인공지능 서비스와 관련한 규제와 감독의 틀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여러 논의들을 바탕으로 시장의 혁신을 뒷받침하면서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가 가능하게 하는 규제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 전균 삼성증권 이사는 ‘자본시장에서의 인공지능 활용과 전망’,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지능과 자본시장 규제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전균 삼성증권 이사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점진적으로 성장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등 펀드 판매처와 함께 펀드 운용주체가 인간에서 인공지능으로, 운용기간은 단기에서 중장기로, 구성품목도 주식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수 상품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에 대한 별도의 자격요건 강화와 시장감시기관의 인공지능시스템 구축 등 규제체계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조명현 고려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각계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펼쳤다.
한편, 이해선 시감위원장은 “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매매거래 트렌드 변화에는 시장 최일선에 있는 시감위가 가장 먼저 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거래질서를 교란하는 신유형의 행위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탑재한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을 오는 201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현재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건전증시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