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자구안 승인 초읽기…'수주절벽 생존' 관건
채권단, 법정관리 가능성 낮아…산은 "추가 자구안 이번주 결정"
2016-06-07 14:42:23 2016-06-07 14:42:23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대형 조선3사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채권단으로부터 자구안에 대한 잠정 승인을 받은 가운데 대우조선해양도 자구안 승인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우조선은 최종 자구안을 놓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막판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이 STX조선해양과 같이 법정관리 카드를 꺼내야 할 상황에 몰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금융당국이나 채권단은 대우조선에 '수주절벽'을 넘을 수 있는 고강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주채권은행들로부터 각각 자구안에 대한 잠정 승인을 받은 가운데 대우조선도 이번 주 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이 자구안에 대한 막판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언제 제출을 하느냐는 큰 의미가 없으며, 이르면 내일쯤 자구안에 대한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안팎에서는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이 법정관리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회사 규모나 선수금환급보증(RG)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선업 구조조정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구안 시나리오 중 하나로 검토될 수 있지만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다만 STX조선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주절벽을 버틸 수 있는 자구책이 나와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했다. 채권단은 작년 말 STX조선에 추가자금을 투입해 회생 기회를 주기로 했다가 불과 반년만에 백기를 들고 법정관리로 전환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전세계가 수주가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주가 없는 절벽 기간 동안 버틸 수 있는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해 적자규모까지 고려해 총 5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은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번 대우조선의 자구안에는 특수선 사업부를 자회사로 상장해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과 서울본사 사옥 및 중국의 선체 블록공장인 '대우조선해양산둥유한공(DSSC)'매각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인력 2300여명 추가감축안도 포함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지난해 자구안을 발표하면서 가능한 자구안을 대부분 꺼냈다"며 "더이상 추가 자구계획을 마련하는게 어려운 실정인데 이번 최종안에 어떤 내용을 추가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자구안을 잠정 승인받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본격적인 자구안 이행 단계에 들어간 데 이어 대우조선이 주채권은행의 승인을 거쳐 추가 자구에 나서면서 구조조정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의 자구계획이 확정되고, 회계법인을 통해 진행 중인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에 대한 경영진단도 마무리되고 나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는 조선업 전체의 구조조정 밑그림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는 합병과 분할 등의 방안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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