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감원장 "문제행동 민원인으로부터 직원 보호 중요"
은행법에 보호조치 의무 조항 신설… 담당자 교체 가능
2016-06-13 15:00:00 2016-06-13 15:00:00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다수 소비자의 권익을 보다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극소수의 문제행동 민원인으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13일 감정노동자 관련 법률 시행을 앞두고 우리W타워 9층에 위치한 우리은행 콜센터를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금융회사의 보호조치 의무 조항을 둔 '은행법' 및 5개 금융 관련 법률의 시행에 앞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에 개정된 고객응대직원 보호를 위한 '은행법'은 ▲직원 요청시 해당 고객으로부터 분리 및 담당자 교체 ▲직원에 대한 치료 및 상담지원 ▲직원을 위한 상시 고충처리기구의 설치 또는 전담 고충처리위원의 선임·위촉 ▲기타 직원보호를 위해 필요한 법적 조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치 등이다. 이러한 내용의 은행법은 오는 30일 부터 전면 시행된다.
 
진웅섭 원장은 우리은행 콜센터 상담현황과 고객응대직원 보호조치 등 준비상황을 살펴본 후 "지난 3월 금융관련 법률개정으로 고객응대직원 보호조치가 의무화돼 금융권의 감정 노동자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6월7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금융플랫폼 변화 관련 대응전략 워크
샵'에 참석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격려사 및 '금융 플랫폼 변화와 은행산업의 대응과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진웅섭 원장은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보호대상 직원의 많은 수가 도급업체 직원인 데다 수익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호 조치 마련에 미온적일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진 원장은 "법 시행에 맞춰 내부기준 정비, 상시고충처리기구 설치, 직원교육 등 실효성있는 고객응대직원 보호조치 마련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보호조치가 감정노동자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운영현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지난달 17일 금감원은 '고객응대직원 보호조치 관련 유의사항'을 금융권에 통보하는 등 법 시행 전 준비 기간을 뒀다.
 
지난 2월과 4월에는 '특별민원대응팀', '특별민원선전위원회'를 설치해 문제 민원인으로부터 응대직원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처럼 금감원이 감정노동자 보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고객의 언행으로 정신적인 피해를 본 응대직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실시된 국회 '고객대면 업무 근로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고객대면 업무 근로자의 81%가 고객으로부터 욕설 등 폭언을 들을 경헙이 있으며, 50% 이상이 우울증상이 의삼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 시행 전에 계획 대로 각 회사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지도당부를 지난 5월에 이미 내보내 각 회사별로 감정노동자 보호장치를 마련해 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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