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활성화 방안, 양극화 해소할까…'반쪽대책' 지적도
"돈 빌릴 곳 없는 중소기업에 단비" vs "기관투자자 수요 확충, 법적 실효성 없어"
2016-07-03 12:10:00 2016-07-03 12:10: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금융투자업계는 금융당국의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극화 해소 기대감을 키웠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금융위원회는 양극화 현상 심화로 몸살을 앓는 회사채 시장에 기관투자자 수요 확충 유도와 사모부채펀드를 통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 방안을 골자로 한 처방을 내놨다. 장고 끝에 내린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우량채에 대한 쏠림 현상과 이에 따른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다.
 
최근 브렉시트 이슈는 회사채 시장 양극화를 더 심화시켰다. 금융당국에 거는 업계의 절실함이 커진 이유다. 박진영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회사채 중 우량물이 투자 우위를 나타내고 그 결과 비우량물에게는 더 힘든 시장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정부가 내놓을 A급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방안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더 강화되면서 우량 회사채는 안정적인 펀더멘털과 높은 캐리 매력이 부각됨에 따라 수요는 더욱 확대됐지만 A등급 이하 회사채의 경우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와 펀더멘털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가격 변동 수준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 브렉시트 이전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한 노루페인트(090350), 하나에프앤아이 등이 각각 개별민평 대비 25bp(1bp=0.01%p), 55bp 미만으로 결정되는 초강세를 보였던 반면 브렉시트 이후 28일 수요예측에 나선 한화(000880)는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금융위의 이번 방안이 단기적으로 회사채 시장 활성화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관투자자 수요 확충을 유도하고 사모부채펀드를 통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 방안 등은 장기적으로 회사채 양극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회사채 신용평가의 공정성과 적시성 등이 회사채시장 활성화에 중요한 만큼 하반기 신용평가산업 건전화 방안이 나오고 기대에 부합한다면 중장기적으로 회사채 시장 양극화에 크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요건이 완화된 적격기관투자자(QIB) 제도 활성화는 여신 여력이 줄어든 중소기업에 단비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정부의 이번 지원책이 '반쪽 대책'에 불과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기관투자자 수요 확충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 등은 사실상 법적 실효성이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신용평가도 개선 방안이 나온 게 없다. 담보부사채 활성화 부분도 실제 중소기업의 담보자산 가치가 유동성이 적어 시가평가가 어렵다"며 "발행 유인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과 수요 확충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회사채 발행시장 입장에서도 회사채 시장을 헤지할 수 있는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그는 "원화 신용부도스왑(CDS) 시장 활성화와 부실채권(NPL) 시장 활성화, 대형 투자은행(IB)의 여신한도 확대 등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금융당국의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극화 해소 기대감을 키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알맹이가 빠졌다고 보고 실효성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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