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팔짝팔짝 뛸까?”
이는 히가시다 나오키라는 자폐증 아동이 써서 화제가 된 책 제목이다. 중증 자폐증이지만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필담이 가능해진 나오키가 13살 때 쓴 책이다. 이 책제목에 대하여 나오키는 단적으로 답을 주고 있다.
“팔짝팔짝 뛸 때 저는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저를 꿀꺽 삼켜 줬으면 하는 마음에 심장이 떨릴 정도죠. 제 몸은 위로 끌려가는 것 같습니다. 새가 되어 아주 멀리 날아가고 싶은 마음에 몸이 위로 끌려가는 기분이 드는 것이겠지요.”
영국 자폐아로 가벼운 대화가 가능한 스코트 역시 팔짝팔짝 뛰는 것이 습관화된 청소년이다. 그는 EBS 다큐에 소개된 영상에서 자신이 팔짝팔짝 뛴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신나요...힘들 때도 있지만 마음이 편해져요. 행복해져요.”
스코트 아버지의 전언에 의하면 스코트는 자신의 일상 상태를 답답해하며 자기에게 맞지 않는 껍데기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의 행복을 위하여 트램폴린을 집안에 설치해주었다.
이런 현상들은 전정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현상들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정기관에서 만들어진 정보를 '전정신경핵–망상체'로 이어지는 중추신경계의 정보처리상의 이상으로 만들어지는 현상들이다. 신체의 흔들림과 평형상태를 감지하는 센서인 전정기관에는 이상이 없다. 그러나 전정기관에서 들어오는 정보가 전정신경핵과 망상체를 거치면서 효과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데 자폐증 아동들은 이런 중추신경계의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나는 중증 자폐증 아동들 중에 한참 동안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고도 어지럼을 전혀 안 느끼고 평상시대로 뛰어가는 것을 본적도 있다. 전정기관에서 회전상태가 만들어지지만 이를 중추신경계에서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팔짝팔짝 뛰는 아이들도 정도 차이지만 유사한 상태로 추정된다. 아주 강하게 점핑을 해야 전정신경핵과-망상체가 작동하여 쾌감을 느끼는 상태인 것이다.
복잡한 설명은 다 접어두자. 중요한 결론은 팔짝팔짝 뛸 때 아이들은 행복해 한다는 것이다.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옳지 않다거나 보기 흉하다고 그만두게 하려는 것은 자폐아동들에게 폭력일 뿐 이다. 오히려 아이에게 트램폴린을 마련해주고 부모가 함께 뛰며 뛰기를 격려할 때 자폐아동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감각적 상태에 가까워짐을 우리모두는 이해해야 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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