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기업은행(024110)이 기존에 추진하던 생체인증 외에 다른 인증수단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홍채와 지문 등의 개인의 생체정보의 경우 한 번 유출되면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그동안 본인인증 방식으로 검토해왔던 홍채인증 대신 핀테크업체인 '픽셀 핀'과 사진 조합을 통해 인증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인증방식은 고객이 사진을 선택한 후, 해당 사진 속 특정 부분을 배열해 인증 시 이를 순서대로 터치하는 방식이다. 이 인증 방식은 타 인증보다 고객이 빠르게 인증을 마칠 수 있고, 간편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고객 자신 외에는 배열 패턴을 알 수 없어 생체와 공인인증서 등에서 우려되는 해킹에 따른 보안 우려도 적다.
기업은행은 이어 홍콩의 홍샹은행이 활용하고 있는 숫자배열 방식의 인증 수단도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다른 국내 은행들과는 다른 행보다. 최근 국내은행들은 홍채와 정맥, 지문 등 여러 생체인증 방식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삼성전자와 협업해 비슷한 홍채정보 등록이 가능한 '갤럭시 노트7'을 지난달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손정맥을 활용한 ATM를 상용화하고 주요 영업점에 배치한 상태다.
기업은행 역시 홍채를 활용한 '홍채인증 ATM'을 지난해 말부터 9개월간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해왔다.
LG전자와 스마트폰에 홍채 인증 기술을 접목하는 사업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이처럼 기업은행이 생체인증 기술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이유는 보안 취약성 때문이다.
과거 공인인증서와 달리 생체정보의 경우 한번 유출이 되거나 남용이 되면 패스워드와 달리 리셋이 불가능해 오히려 보안에 취약해질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7'에 탑재한 홍채인증 기술 역시 업계 내외에서는 복제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 생체인증 방식이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기존 공인인증서를 선호하고 있다.
드림시큐리티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인터넷 서비스 인증 수단으로 응답자 82.2%(복수응답)가 공인인증서를 선택했다. 지문이나 홍채 등 생체인증은 16.6%에 불과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그간 핀테크업체 또는 관련 기업들과 생체 인증 수단을 개발해왔지만 생체인증 만으로는 무리가 있다"며 "기존 디바이스에 의존하는 생체인증 방식 외에도 이중으로 인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대체하고 생체인증보다 보안성과 편의성을 높인 인증 수단을 찾고 있다"며 "생체인증과 더불어 이중의 보안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최근 상용화가 지지부진한 생체인증을 대체할 새로운 인증방식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4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영업부에서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홍채인증 ATM'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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