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금호그룹이 생사의 위기에서 벗어날 발판을 마련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3일 “대우건설 우선협상 대상자로 자베즈파트너스와 티알아메리카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18일부터 중동계인 자베즈 파트너스, 미국계 티알아메리카 컨소시엄, 러시아 기업 3곳과 매각협상을 해왔다.
금호그룹은 이 3곳 중 이례적으로 자베즈 파트너스와 티알 아메리카 2곳을 동시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금호그룹은 "2곳 모두 중동과 북미 시장에서 대우건설과 잠재적인 시너지를 상당히 보유하고 있으며 예비 실사 기간 동안 대형 로펌, 회계법인 등 대형 자문단을 구성해 강한 인수의지를 보여왔다”며 “2곳 모두 자금 조달 능력이 충분히 검증돼 복수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금호그룹은 티알 아메리카 컨소시움에 대해 “주요 투자자가 미국계 건설회사인 티시먼 콘스트럭션으로 지난 해 뉴욕지역 매출액 1위인 기업”이라며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아시아 건설 시장에 진출하고 대우건설을 세계적인 건설회사로 성장시킬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베즈 파트너스에 대해서는 “중동 국부펀드인 아부다비 투자청이 투자하고 있으며, 제 2의 중동 건설 붐이 이는 가운데 건축, 플랜트, 주택 등 종합 건설업 능력을 보유한 대우건설을 중동 개발에 적합한 회사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우선 인수 협상 대상자가 양해각서(MOU)에 최종 입찰 가격조정폭을 최종 인수가격의 5%로 제안한 곳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우선 인수협상대상자를 2곳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경쟁을 유도해 더 좋은 조건으로 대우건설을 팔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건설 우선 협상 대상자가 선정됐지만 금호그룹에게는 아직 풀어야 할 매듭이 하나 남았다.
대우건설을 풋백옵션 지급 전까지 얼마나 좋은 가격에 파느냐는 것이다.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재무적 투자자들과 약속한 풋백 옵션 기준일은 12월15일이지만, 실제 지급일은 재무적 투자자들간의 협의 등을 거쳐 훨씬 이후가 될 전망이다.
금호그룹으로서는 올 12월 안에는 가능한 높은 가격에 대우건설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만약 대우건설 지분을 3조원 이상으로 팔 수 있다면 풋백옵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IDT와 중국의 루프트한자 센터 지분 매각으로 2300억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매각으로 2705억원, 금호터미널 매각으로 2190억원, 금호생명 매각으로 670억원 등 모두 약 7900억원의 유동성을 마련했다.
또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금호아시아나플라자 건물지분을 팔아 15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자회사인 대한통운의 금호렌트카도 매각하기 위해 시장에 내놓았고, 약 4천억원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진행되는 매각만 완료되면 풋백옵션 지급액 4조2천억원은 메우는 것이다.
과거 대우조선의 한화나 하이닉스의 효성처럼 우선협상자가 매입을 포기하거나 금호그룹의 자산매각 계획이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매입 이후 줄곧 따라온 위기설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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