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비아그라 ‘정품’으로 속여 판 일당 무더기 적발
최대 15배 넘는 폭리…시가 10억원대 규모
2016-12-20 15:33:07 2016-12-20 15:33:07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가짜 비아그라·시알리스를 정품이라고 속여 판매해온 일당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 판매업자 17명을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시 특사경은 수입상가와 성인용품점 등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광범위한 기획수사를 벌여왔다.
 
수사 결과 이들 판매업자들은 중국을 왕래하는 일명 '따이공이'라 불리는 보따리상이 들여온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1정당 300원에 구입한 뒤 1000~5000원에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일부 판매업자는 노인들에게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대만, 멕시코 등 외국에서 생산한 정품 비아그라로 속여 판매하기도 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 처방을 받아야 구매할 수 있다. 1정당 가격은 1만원 이상으로 구매과정이 번거롭고 약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일부 소비자들은 부작용을 무릅쓰고 불법 비아그라를 찾고 있다. 
 
정품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최대 용량은 각각 100mg, 20mg인데 비해 적발된 업체들이 판매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100mg, 220mg, 300mg, 500mg 등으로 다양하게 표시해 겉보기에도 가짜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시 특사경이 압수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표기된 용량과 전혀 다른 발기부전치료제 용량과 성분이 검출됐다. 
 
시 특사경은 “검사 결과 비아그라 주성분인 실데나필과, 시알리스 주성분인 타다라필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어 복용 시 심각한 부작용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정품 발기부전치료제는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살펴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처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라며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었는지 알 수 없는 가짜약을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번에 적발된 판매업자들은 약사 면허도 없이 엉터리 복약지도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비아그라 유통업자는 판매장부에 ‘청’ ‘청바지’ 등이란 은어를 표기해가며 혹시 모를 단속에 대비해왔다. 판매업자들도 현금거래만을 요구하고, 판매관련 증거물을 남기지 않아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시 특사경은 추가 피해가 없도록 다양한 경로로 불법약물 판매위반사범을 추적하고 시민홍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용남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유통경로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겠다”며 “수사를 확대해 판매업자뿐만 아니라 제조·수입 단계부터 근본적으로 차단될 수 있도록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단이 적발한 가짜 비아그라. 사진/서울시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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