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7년 연속, 기아자동차는 진출 이래 연간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반면 현대차(005380)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지난해 8월 미국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후로 판매량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모델보다 판매가격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급차 이미지를 확고히 하지 못한 데다가 지난해 노조 파업 여파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G80은 출시 첫달인 지난 8월1497대를 판매했으나 9월 1201대, 10월 1109대, 11월 1005대로 떨어졌다. 지난달은 연말효과로 1354대를 기록했다. 제네시스 DH를 포함한 G80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46.7% 감소했다.
반면 경쟁모델인 토요타 프리미엄브랜드 렉서스 ES는 여전히 4000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고 있으며 볼보 S90 등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강력한 경쟁모델인 신형 BMW 5시리즈도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상위 세단인 G90은 지난10월 92대에서 11월 301대, 12월 379대로 증가하고 있지만 BMW 7시리즈와 벤츠와 비교할 경우 여전히 판매 격차가 크다.
제네시스는 현재 미국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기술력 측면에서는 경쟁차종들과 동등한 경쟁을 하되 가격을 다소 낮춰 '가성비'로 고객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와 비교할 경우 크기면에서는 G80이 더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차체 크기의 경우 G80은 전장 4990mm 전폭 1890mm, 전고 1480mm로 신형 E클래스(전장 4925·전폭 1850·전고 1460mm)보다 길이도 길고 넓이도 넓고 천장도 높다.
성능 면에서도 G80이 최대출력 282마력(ps) 및 최대토크 35.4kg·m의 힘을 발휘하며 E클래스(최대출력 245ps, 최대토크 37.7kg·m)보다 마력도 우세하다.
복합연비의 경우 G80이 9.2km/ℓ, 신형 E클래스 10.8m/ℓ로 E 클래스가 다소 앞서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G80은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 기술을 앞세우고 있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와 보행자 인식 기능이 추가된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DAA)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주행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화했다.
신형 E클래스도 완전 자율주행에 가까운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교차로나 사각지대 등에서 보행자를 감지하고 사고를 막는 기능과 편의성을 높은 파킹 파일럿 기술 등을 탑재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제원과 기술력 측면에서 경쟁차종 보다 뛰어나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가격은 낮다. 하지만 여전히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 부족으로 인해 고급차시장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첨단 주행기술 면에서는 경쟁차종 보다 뛰어나고, 엔진 등 주행성능 분야는 비슷한 수준인데 반해 미국시장에서 고급차라는 이미지가 부족하다"며 "아이폰 같은 생각의 전환으로 차별화된 요소를 적용해 선도하는 기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기존 프리미엄차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제네시스 EQ900, G80스포츠, G80. 사진/제네시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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