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플랜, 다 죽는다"…대우조선 1300개 협력사들 '눈물의 호소'
100여개 협력사 파산신청…"협력사 부도로 지역경제 무너질 수 있어"
2017-04-13 17:30:30 2017-04-13 17:30:30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생존에 1300여개 회사의 생존이 달려있다. 대우조선이 P플랜에 들어가게 되면 협력사들의 잇단 부도로 부산·경남 지역의 조선산업 뿐 아니라 한국경제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오는 17일 예정된 대우조선해양(042660) 사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정부의 과감한 대책을 호소했다. P플랜(Pre-packaged Plan)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구조조정' 제도다. 초단기 법정관리로도 불린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과 대우조선해양 글로벌탑 협의회 등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4개 단체 대표단은 13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이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돌입하지 않도록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조정안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우조선 협력사 4개 단체 대표단은 "P플랜 도입시 임금체불과 기자재 대금 입금 지연은 물론 2차와 3차 협력회사에게 지급해야 할 자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1300여개 협력사들이 연쇄부도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사내외 협력업체 부도뿐 아니라 부산과 경남 지역 경제 뿐 아니라 한국경제 기반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거래하는 사내외 협력업체는 약 300여개, 기자재업체는 약 1000여개 등 1300여개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이 P플랜에 들어갈 경우 기존에 납품한 기자재 대금과 인건비 지연 지급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의 P플랜으로 인한 피해가 사내외 협력업체 부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지난 2016년 STX조선해양 법정관리로 조선기자재 업체와 협력업체들이 이미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내 조선업이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주절벽, 금융권의 여신축소,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이미 지난해 100여개 협력사가 파산신청을 했다"며 "납품단가를 30% 내렸음에도 지난해 대비 물량은 반토막이 났고 원자재 가격은 30% 올라 3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이 저력있는 회사라는 점도 강조하며 채무조정에 동의해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이어 "대우조선이 지난달 LNG 운반선 2척, 초대형유조선 3척을 수주했듯이 그 경쟁력과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부가가치선으로 꼽히는 LNG선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50척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회생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구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으로 불거진 도덕성 논란에 대해서는 "협력업체들도 분식회계의 피해자"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다만 "대우조선의 운명에 달린 5만여명의 노동자와 1300여개의 업체들,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4개 단체는 지난 6일 사채권자의 채무조정 동의를 호소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 신협중앙회 등 채권금융기관과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기관에 호소문을 보낸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4개 단체 대표 등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플랜'에 따른 연쇄부도 가능성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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