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전문기업
서울반도체(046890)가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0년 업계 호황기에 2600여명이었던 직원수를 수년간 순차적으로 절반 수준까지 낮췄다. 중국 업체의 잇단 저가 공세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직 슬림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618명이던 서울반도체의 직원수는 최근 6년간 꾸준히 줄었다. 서울반도체의 직원수는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를 포함해 지난해말 기준 1481명으로 집계됐다. 전년(1736명) 대비 14.69% 감소한 수치며 정점을 찍었던 2010년에 비해서는 무려 44%가량 줄어든 것이다.
서울반도체가 몸집 줄이기에 나선 데는 경영 악화의 영향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2013년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1조클럽에 가입한 이후 성장 정체의 늪에 빠졌다. 지난 2015년 2년 만에 매출 1조 클럽에 복귀했지만, 지난해 매출이 감소하면 또 다시 연 매출 1조원 아래로 주저 앉았다. 이는 LED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전체 시장의 성장세도 둔화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LED 시장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 관련 제품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LED 텔레비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들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거나 사업부문을 확대해왔다. 여기에 중국 LED 제조업체들까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시장이 커지자 국내외 양쪽에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특히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이미 저가 LED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잠식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급격하게 변하는 경영 환경을 빠르게 따라가려면 과거처럼 비대한 조직보다는 작고 유연한 조직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은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재무구조를 나타내는 부채비율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93.59%, 81.77%, 67.28%로 꾸준히 감소했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 이하면 우량기업으로 분류한다. 이에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구조조정 등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었다"며 "자연발생적으로 인원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출채권에서 발생하는 불량채권을 미리 감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내부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다졌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