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유통가 사드보복 해결사로 나서나
중국과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 추진 기대
2017-05-10 06:00:00 2017-05-10 06: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10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 19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에 시름하던 유통업계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 동안 눈뜨고 사드 보복을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유통가는 새 정부가 중국과의 정치·외교 이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 당선인는 사드배치 문제와 관련해서 차기 정부에서 재검토 후 결정하자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는 지난해 7월 사드 배치가 공식화됐을 때부터 재검토를 요구해왔다.
 
찬성이나 반대 의견을 명확하게 밝힌 것은 아니지만 더민주가 상대적으로 친중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과의 악화된 관계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사드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그룹 오너일가의 비리 수사 무마 성격으로 경북 성주 골프장의 사드부지 제공을 결정한 바 있다. 이후 올해 2월말 중국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사드부지 교환 계약을 강행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롯데마트 중국 매장에 대한 불시 소방점검을 실시하며 잇따른 영업정지 조치로 영업을 방해했다. 중국인들의 롯데마트 불매 시위도 이어졌다. 현재 롯데마트는 99개의 중국 매장 중 90%에 육박하는 86곳의 영업을 정지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계열사도 중국 수출에 차질을 입었다. 3월15일 이후부터는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가 본격화되며 중국인 매출 비중이 큰 롯데면세점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 3~4월 롯데그룹이 사드보복을 인해 입은 매출 손실은 약 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는 6월까지는 피해 규모가 1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업정지 된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 앞을 공안이 지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롯데그룹은 문제 대응을 위해 사드 대책 TF(태스크포스) 등을 꾸리기도 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새 정부 출범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 이외에 한류 특수를 누리던 면세·화장품업계도 사드 보복의 피해를 입었다.
 
면세점 사업자인 호텔신라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탓에 1분기 전년동기대비 48.2% 급감한 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갤러리아면세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1분기 4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동기(-15억원)보다 적자폭을 키웠다.
 
K뷰티 대표주자인 아모레퍼시픽그룹도 1분기 영업이익이 9.7% 줄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산하 인기 브랜드숍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면세점 매출 감소 탓에 영업이익이 각각 11%와 29%씩 줄었다.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도 사드 영향으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7%와 4.2%씩 감소했다.
 
중국이 새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한국 관광 금지를 해제해줄 경우 면세와 화장품 업계의 숨통이 트일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즉각적인 태도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5월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사드 보복조치가 바로 해소된다고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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