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성과 뻥튀기 감사원 '주의'…특정성과지수 꼼수 변경 '적발'
2017-06-01 14:21:33 2017-06-01 14:21:33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성과계획 수립 및 성과실적 보고를 철저히 하지 않아 감사원으로부터 '주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성과보고서에서 특정 성과지표의 측정산식을 임의로 변경해 성과를 부풀린 점을 지적받았다. 
 
1일 감사원 등에 따르면 중기청은 지난해 작성·보고한 성과계획서와 성과보고서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주의를 받았다. 이번 감사는 감사원이 지난 3월22일부터 4월4일까지 열흘간 감사인원 3명을 투입해 실지감사를 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단위사업 성과를 통합적으로 나타내지 못하는 프로그램목표 성과지표를 설정 ▲프로그램목표 성과지표를 지엽적으로 설정 ▲성과계획서 측정산식과 다르게 실적치 산정 등 3가지 문제가 드러났다.
 
이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성과계획서 측정산식을 임의 변경해 성과실적을 부풀려 보고한 부분이다. 중기청은 단위사업인 '지역신용보증재단지원(기금)'의 성과지표를 '보증수혜업체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먼저 지난해 지역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보증지원을 받은 1800여개의 수혜업체를 표본으로 추출했다. 이들 업체들을 대상으로 '보증지원 후 월평균 매출액 증가율'을 조사한 후 이를 합산해 전체 응답 업체 수로 나눠 산정하는 측정방법을 설정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측정산식을 임의로 변경해 실적을 과다 산출한 것이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전체 업체(1830개)가 아닌,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업체(985개)만을 대상으로 실적을 측정했다. 이 때문에 실제 실적은 4.3%인데 8.86%로 실적을 과다 산출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중기청은 목표치(9.8%)를 43.9% 밖에 달성하지 못했는데도 90.4%를 달성한 것으로 보고한 것이다. 이에 감사원은 보고서를 통해 성과실적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중기청은 "감사원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향후 단위사업 성과를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성과지표로 개선하고, 성과실적을 측정함에 있어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를 철저히 하겠다"라며 의견을 밝혔다.
 
한편, 중기청은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신년 정책설명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존 '씨뿌리기식' 중소·중견기업 지원 정책 방향을 '성과 창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주영섭 청장은 "올해를 성과 확산의 해로 만들기 위해 정책실행과 성과확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안정적 성장환경을 조성해 경쟁력 있는 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 육성'이라는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임무-비전-전략목표(6개)-프로그램목표(15개)-단위사업(51개)'으로 구성된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해 운영했다.
 
이 가운데 프로그램목표 및 단위사업의 성과 달성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총 129개의 성과지표를 설정하고, 성과지표마다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치를 설정했다. 중기청은 감사원에 총 18개의 프로그램목표 성과지표 중 14개(77.8%)가 목표치를 달성했고, 111개의 단위사업 성과지표 중 91개(82%)가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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