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새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재개를 위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공단재개를 북핵 문제와 정책적으로는 분리하면서 전략적으로 연계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개성공단,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해법에 대해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개성공단과 관련해 마련된 첫 토론회다.
이 자리에서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권이 교체된 이후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며 재개를 위해 단계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3단계를 제시했다. 올해까지 기반시설 점검 등을 통해 재가동 여건과 분위기를 파악하자는 것이 1단계에 해당한다. 이어 내년부터는 당국간의 대화와 함께 실무진을 중심으로 실질적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생산활동이 가능한 기업부터 재가동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오는 2019년부터는 3단계인 전면 재가동해 중단 이전 상황으로 복구해야한다는 의견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개성공단 재개를 북핵문제와 연관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는 "정책적으로는 분리하고 전략적으로는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단재개를 북핵문제와 연관시킬 경우 현 정부 내에서 재개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부 들어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입주기업 대부분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124개 입주기업 가운데 68%가 2018년 이후 공단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올해 안에 재개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24%에 그쳤다.
문제는 공단재개가 지연될 수록 입주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이종덕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영이너폼 대표)는 "거래처에 제때 결제를 못하고 원부자재 손실에 대한 책임문제로 줄소송과 거래중단 등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중단 이후 1년간 급격한 매출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손실로 전환되거나 감소해 심각한 경영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협회가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의 경우 평균 26.5%가 하락했으며 9억원 내외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기업 74%가 영업이익이 줄거나 영업손실이 증가하는 등 손실을 입었으며 이에 따라 평균 39.5%의 부채가 증가했다.
이에 협회는 입주기업과 거래처들의 피해복구와 함께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투자자산과 유동자산의 정부 확인 피해금액은 전액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 대출 지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매출급감, 신용도 하락으로 금융권에서의 대출에 어려움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정부의 부족한 피해지원으로 협력업체와 줄 소송에 시달리며 적자와 악화된 신용도로 이자가 10%이상 폭등해 기업들이 벼랑 끝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 중단 이후 해외에 새롭게 터를 잡은 기업들 조차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현재까지 공단 중단 이후 30여개 기업이 생존을 위해 베트남 등으로 진출했다"며 "하지만 숙련된 근로자들, 경쟁력있는 인건비, 빠른 운송의 장점 등 개성공단과 같은 경쟁력을 단시간에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단 전면중단 결정이 득은 작고 실이 매우 컸다면 이제라도 전면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개성공단,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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